유격수 심우준, 타율 0.164···투수 엄상백 평균자책 6.89
김경문 감독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스트레스로 압박 커"
[서울=뉴스핌] 남정훈 인턴기자 = 창단 최초 선발 8연승을 달리는 한화에게도 고민이 있다. '128억 FA 듀오' 심우준, 엄상백이다.
한화는 올 시즌을 앞두고 kt에서 내야수 심우준(4년 50억원), 투수 엄상백(4년 78억원)을 영입했다. 유격수 자리와 선발 투수가 부족하다 느낀 한화가 128억원을 투자한 것이다. 모두가 전력 상승을 기대했지만, 오히려 팀에 마이너스 존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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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한화 이글스 유격수 심우준. [사진 = 한화] |
심우준은 이번 시즌 타율 0.164(66타수 10안타) 장타율 0.197 출루율 0.203으로 공격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총 20경기 출전, 무안타 경기가 13경기나 된다. 믿었던 수비에서도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 3실책(리그 전체 공동 9위)과 함께 RAA(평균 선수 대비 득점기여도)에서도 마이너스다. 23일 부산 롯데 경기에서도 포구 실책을 포함 아쉬운 수비가 나왔다.
심우준의 계속된 실책에 선발 투수 라이언 와이스는 "모두가 알다시피 심우준은 좋은 유격수다. 타구가 심우준 쪽으로 많이 갔고, 실수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며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다음에 좋은 플레이를 하면 된다. 나는 너를 믿는다'라는 이야기를 해줬다"라고 힘을 불어넣어 주기까지 했다.
심우준의 부진에 오히려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한 하주석이 주목을 받았다. 지난 8일 1군으로 콜업된 하주석은 6경기 0실책과 함께 타율 0.294(17타수 5안타) 2루타 2개로 팀의 연승에 기여했다. 굳건했던 유격수 자리의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엄상백도 고민거리다. 지난 18일 대전 NC전에서 5이닝 4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신고했지만 갈 길이 멀다. 평균자책점 6.89, 6이닝 이상 소화한 경기가 없다. kt 시절의 이닝 소화 능력이 사라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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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한화 이글스 선발 투수 엄상백. [사진 = 한화] |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제구력. 직구와 변화구가 스트라이크 존에서 빠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투구 수가 증가했다. 4경기 15.2이닝 동안 벌써 9개의 볼넷을 내줬다. 29경기 등판, 42개의 볼넷을 내준 2024년에 비해 확연히 늘어났다.
조기 강판이 많아 불펜 소모가 늘어났다. 3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한 지난 6일 삼성전과 12일 키움전에 한화는 각각 5, 4명의 불펜을 소모했다.
한화 김경문 감독은 이들의 부진을 높은 기대감에 의한 심리적 압박감이라 진단했다. 김 감독은 "FA 선수들이 부담감과 스트레스를 안고 뛸 수밖에 없다. 그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라며 "심우준도 엄상백도 잘하고 싶어 한다. 너무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몸이 경직되어 있다"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이어 "둘 다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걸 안다. 당장 눈에 띄는 성적이 없어도 괜찮다. 일단은 야구를 편하게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