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ESS 수요 회복에 실적 개선 기대감
관세 리스크 선제 대응…투자 기조는 유지
전고체·BBU·LFP로 중장기 성장 포석 마련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1분기 4000억원대 영업적자를 기록한 삼성SDI가 2분기부터 실적 반등에 나선다. 유럽 전기차 수요 회복과 ESS 호조세에 기대를 걸고 있으며, 관세 불확실성 등 리스크 대응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차세대 배터리 기술과 글로벌 생산거점 전략을 앞세워 하반기 본격 턴어라운드를 준비 중이다.
김종성 삼성SDI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은 25일 실적발표회(컨퍼런스콜)에서 "2분기는 1분기보다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관세 변수로 기대에는 못 미칠 수 있지만, 유럽의 전기차 수요 회복, 에너지저장장치(ESS) 판매 호조가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유럽은 CO² 규제와 보조금 정책 완화 등으로 전기차 수요 반등이 가시화되고 있으며, 삼성SDI는 유럽향 매출 비중이 높아 실적 회복에 유리한 상황이다. 증권가는 2분기 삼성SDI의 영업적자가 200억원대로 줄고, 3분기부터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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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 [사진=뉴스핌DB] |
전기차용 배터리는 북미 관세 영향을 피하기 위해 미국 현지 생산을 확대 중이다.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 조기 가동에 성공했고, GM 합작법인은 오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건설에 착수했다. 다만 부품 수입 및 고객사의 멕시코·캐나다 공장 운영 중단 등 간접적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한다. ESS용 배터리는 대부분 수출에 의존하고 있어 직접적인 관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제품군이다.
삼성SDI는 이 같은 리스크에 선제 대응 중이다. 김윤태 경영지원실 부사장은 "관세 장기화 시 전반적 수요 위축 가능성이 있다"며 "고객사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ESS 분야는 미국과 유럽 중심으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연간 ESS 배터리 생산능력의 90%에 해당하는 수주를 이미 확보했다. 작년 대비 20% 이상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헝가리 공장 증설과 관련해선 장기 관점의 선제 투자임을 강조했다. 박종선 중대형전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2차전지 투자는 수요보다 2~3년 앞선 계획이 필요하다"며 "헝가리는 LFP, 468 배터리 등 신규 제품 대응을 위한 증설"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향후 유럽 전기차 시장 회복과 맞물려 생산 효율 제고로 이어질 전망이다.
소형 배터리 부문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BBU(배터리 백업 유닛), 하이브리드 전기차, 로봇 등 신규 응용처로 수요를 다변화하고 있다. BBU는 이미 매출 비중 10%를 넘어섰으며, 하이브리드 전기차용 배터리는 고출력 특성을 바탕으로 수주 협의가 진행 중이다. 로봇용 배터리는 현대차와의 공동 개발을 통해 시장 확대를 꾀한다.
전자재료 부문도 삼성SDI 실적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김익수 전자재료 마케팅팀장(상무)은 "반도체 패터닝 소재, OLED 증착 소재 등 고부가 라인업 확대에 주력 중"이라며 "AI 확산과 IT 디바이스 수요 증가에 따라 국내외 고객 기반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고체 배터리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전기차 외에도 로봇, UAM(도심항공교통) 등 고에너지 밀도를 요구하는 분야로 적용처를 넓혀가고 있으며, 셀 용량 확대·공정 안정화·공급망 확보 등을 중점 과제로 추진 중이다.
삼성SDI는 "불확실성 높은 경영환경 속에서도 기술력 기반의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와 미래 시장 선점으로 실적 반등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