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월가의 메이저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를 향해 마음에 들지 않는 경제 분석을 내놓은 이코노미스트를 교체하라고 압박했다.
민간 증권사 리서치의 경기 진단과 전망이 마뜩치 않다 해서 행정부 수반이 직접 인사 조치를 다그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중국 금융당국의 경우 지난 2015년 본토 증시의 거품이 터졌을 때, 그리고 코로나 팬데믹 동안 봉쇄조치의 장기화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졌을 때 증권업계에 부정적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내지 못하도록 단속한 적이 있다.
현지시간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솔로몬(골드만의 데이비드 솔로몬 CEO)은 새 이코노미스트를 고용하거나 아니면 그냥 DJ 활동에나 전념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밝혔다. 'DJ 활동'은 솔로몬 CEO의 취미활동을 일컫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꽤 오래 전 그들은 시장과 관세에 대해 틀린 예측을 했다. 다른 많은 것들도 그들은 틀리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관세의 부정적 파급력을 설파한 골드만삭스의 보고서가 영 탐탁지 않다는 이야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가 인플레이션 등의 문제를 야기하지 않는 게 입증됐다"며 "정작 막대한 돈(관세 수입)이 재무부 금고로 들어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부분의 경우 소비자는 관세를 부담하지 않고 있고 상당수 비용 부담은 외국이 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저격한 골드만의 분석가는 얀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다. 하치우스는 지난 2008년 주택담보대출 부실이 심각한 경기 침체를 초래할 것이라고 예측해 명성을 얻었다.
그가 이끄는 경제분석팀은 최근 보고서에서 6월까지 미국 소비자들이 트럼프 관세 비용의 22%를 흡수했는데, 이후 추가된 관세가 과거 관세의 전철을 따를 경우 소비자들이 최종적으로 67%까지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월가의 다른 이코노미스트들이 내놓은 분석과 유사하다고 신문(WSJ)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들어 민간 기업들과 자주 충돌을 빚거나 경영에 개입하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와 월마트 등에 판매가격을 올리지 말라고 다그쳤고, 코카콜라 경영진에게 옥수수 시럽(액상과당)이 아닌 진짜 사탕수수 설탕을 사용한 콜라 제조를 주문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인텔 CEO 립-부 탄(Lip-Bu Tan)을 향해 중국과 연계된 사업을 이유로 사임을 요구했다가, 이후 그를 만난 뒤 한결 누그러진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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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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