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충무로갤러리j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기록에 의하면 유리가 장식으로 쓰인 스테인드글라스가 만들어진 것은 10세기 유럽에서였다. 사람들은 유리로 스테인드글라스와 각종 병을 만들어서 꿈과 욕망을 담았다. 5월 3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충무로갤러리에서 열리는 최경문 작가의 '2025 Glassscape(유리 풍경)'는 유리를 통해서 인간을 이야기하는 전시다. 최 작가는 그림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매개체로 유리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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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Glassscape240512 78x78Cm. Oil on Canvas. [ 사진 = 작가 제공] 2025.04.28 oks34@newspim.com |
그의 그림 속 유리는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기도 하고, 작가와 세상을 단절시키는 벽이기도 하다. 작가는 다양한 향수병이나 유리 화병 등을 그리면서 그 안에 장미를 담아내기도 하고, 푸른 잎을 배치하기도 한다. 향수병 밖으로 흘러내리는 물감을 통해 오묘한 조화를 그려내기도 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는 발랄한 색감에서 오는 상큼함과 실물을 복사해 낸 듯한 디지털적인 감성이 공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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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Glassscape250401 63x63Cm. Oil on Canvas. [ 사진 = 작가 제공] 2025.04.28 |
작가는 유리에 투영된 왜곡된 형상을 통해 이 시대를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그러진 모습을 담아낸다. 앤틱 향수병을 통해 보는 이의 시각과 후각을 깨운다. 작가는 향수병 위로 넘쳐흐르는 물감을 통해 작가적 욕망을 표현한다. 인간의 욕망은 세상을 진일보시키고, 예술을 견인하고, 과학을 발전시켜 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불평등을 불러오고, 환경을 파괴하고, 불투명한 미래를 불러왔다. 욕망의 결과는 왜곡이다.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게 가로막는 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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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Glassscape250322 63x63Cm. Oil on Canvas. [ 사진 = 작가 제공]2025.04.28 oks34@newspim.com |
작품적으로는 실사에 가까운 치열한 묘사가 작가의 집요함이 느껴진다. 그러면서도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변주한다. 유리 표면에 달라붙은 이슬방울부터, 금세라도 흘러내릴 듯한 물감의 생동감을 보는 것만으로도 오감이 풍성해진다. oks3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