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스코티 셰플러(28·미국)가 제2의 고향 텍사스에서 세계 1위다운 위용을 과시했다.
셰플러는 2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파71·7569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더 CJ컵 바이런 넬슨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8개, 이글 1개를 쓸어담으며 10언더파 61타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61타는 지난 2022년 세바스티안 무뇨스(콜롬비아)와 2023년 노승열이 각각 한 번씩 친 코스레코드 60타에 1타가 부족한 성적이다.
셰플러는 비록 댈러스 출신은 아니지만, 어린 시절 이 지역에서 골프를 배웠고 텍사스대학 골프부에서 활약한 '로컬 히어로'다. 이번 대회는 그가 2014년, 고등학교 시절 처음 PGA 투어에 데뷔했던 바로 그 무대다. 당시 아마추어로 참가했던 추억의 장소에서 10년 만에 우승 사냥에 나섰다.

셰플러는 이날 댈러스 지역 스타이자 전 세계랭킹 1위인 조던 스피스(미국), 댈러스 이웃사촌인 김시우 등 '댈러스 친구'들과 동반했다. 이들의 경기를 지켜보느라 구름 갤러리가 따라다녔다.
셰플러는 전반 3번홀(파4)부터 6번홀(파4)까지 4개홀 연속 아이언 및 웨지 샷을 1m 이내에 붙이며 버디를 낚았다. 8번홀(파4) 5m 버디에 이어 9번홀(파5)에선 1.2m 이글을 추갛며 전반에 29타를 쳤다. 후반 3개 버디를 추가하며 공동 2위 리코 호이(필리핀), 조너선 베가스(베네수엘라·이상 8언더파 63타)와 2타 차 선두에 나섰다.
셰플러는 18개 그린 중 3번만 이를 놓치며 83.33%의 높은 그린 적중률을 기록했다. 그린을 놓쳤을 때도 모두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그린 적중시 퍼트 수는 1.40개로 짠물 퍼트까지 곁들였다.

셰플러는 "처음 PGA 투어 대회를 경험했던 곳이라 늘 특별하다. 작년에는 아들 출산 때문에 불참해 아쉬웠는데, 올해 이렇게 좋은 출발을 하게 돼 기쁘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는 세계 랭킹 10위 내 선수 가운데 셰플러만이 참가했다. 작년 7승을 올리며 투어를 지배했던 그는 올해는 아직 우승이 없다. 시즌 첫 승에 대한 각오가 어느 때보다 크다.
셰픞러와 동반한 김시우는 18번홀에서 극적인 이글을 성공시키며 4언더파 67타로 임성재와 함께 공동 39위에 올랐다.
김시우는 18번홀(파5) 그린 밖 러프 8.5m 거리에서 로브샷으로 이글을 잡았다. 이글 칩샷이 들어가자 잔디 위에 벌렁 누워버린 김시우는 "몇 차례 좋은 기회에서 버디에 나오지 않아 답답했는데 마지막 홀에서 생각한 대로 볼이 들어가 큰 동작이 나왔다"고 말했다. 셰플러는 "김시우는 투어에서 제일 재밌는 친구다. 웃기는 타이밍을 정말 잘 안다"며 "그는 최고다. 김시우는 아무도 못 당한다"고 김시우의 이글 세리머니를 축하했다.
김시우는 경기 후 "셰플러에게 많이 배웠다. 왜 세계 1위인지를 느꼈다"고 말했다. 셰플러는 "김시우는 투어에서 가장 유쾌한 선수 중 하나다. 오늘도 그랬다"고 화답했다. 안병훈은 3언더파 68타 공동 59위, 김주형은 1오버파 72타 공동 129위로 마쳤다.

이날 경기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손녀이자 고등학교 골프 선수인 카이 매디슨 트럼프(17)가 대회장을 방문눈길을 끌었다. 카이는 '하우스 오브 CJ'를 찾아 선블록, 핸드크림 등 한국 화장품과 비비고 간편식 등을 체험하며 한국 기업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psoq133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