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은 편 나눠 싸우지 말자...합리적 보수 인사 함께했으면"
"이순신처럼 집단지성 활용...수소환원제철·재생에너지 등 먹고 살 길 찾겠다"
[전남 광양·순천=뉴스핌] 지혜진 기자 = 6·3 대선 공식 선거운동 나흘째인 15일 더불어민주당 텃밭인 전남을 찾은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통합을 꺼내 들었다. 이 후보는 차기 정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가 "통합의 정부"라며 "'국민주권주의'를 관철하되 국민을 통합하는 정부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의 유세 중간중간 장대비가 쏟아지던 이날 전남 광양·여수·순천·목포 시민들은 평일에도 이 후보를 보기 위해 유세 현장을 찾았다. 이 후보는 '통합의 상징'으로 화제가 된 파란색과 빨간색이 섞인 운동화를 신었다. 지지자들도 민주당의 상징인 파란 풍선뿐 아니라 빨강, 주황, 노랑 등 다양한 색깔의 풍선을 들고 이 후보를 응원했다. 지난 13일 이 후보는 경북 포항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여러분 다 파란 풍선인데 앞으로는 해병대도 있는데 빨간색도 좀 들고 다니자. 제 신발에도 빨간색이 들어있지 않나"라고 말한 바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첫 일정을 영호남 화합의 상징인 경남 하동 화개장터에서 시작했다. 광주 출신 30대 남성 문유성 씨와 대구에 사는 20대 여성 김다니엘 씨와 일자리, 주거, 출산·육아, 청년 문제 등에 대해 이야기한 이 후보는 호남으로 자리를 옮겨서도 통합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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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5일 오전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를 방문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5.05.15 yooksa@newspim.com |
◆ "국민들은 편 나눠 싸우지 말자...김상욱 등 합리적 보수 인사 함께했으면"
광양 전남 드래곤즈 축구장 북문 유세 현장에서 이 후보는 "우리 사회는 너무 갈등과 대립이 심해졌다"며 "어떤 심부름꾼은 훔치려고 하는데, 어떤 심부름꾼은 훔치지 못하게 말리다가 싸운다. 그렇다고 주인들이 빨간 머슴 편, 파란 머슴 편으로 나눠서 왜 싸우나.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여수 이순신 광장 앞에서도 "우리는 호남 출신이 아니더라도, 이재명이 경북 안동 출신이라도 유용하고 쓸 만한 사람이니까 적극적으로 지지해 주시는 것 아닌가"라며 "이 위대한 호남인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어떤 세상인가. 호남만 잘 사는 세상, 우리 식구만 잘사는 세상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 대동 세상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순천 연향동 패션의 거리에서 차기 정부의 이름을 '국민주권정부'로 짓겠다고 발표하며 "국민주권정부 그리고 또 한편으로 국민들이 너무 갈가리 찢어져 있다. '통합의 정부', 다음 정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 중에 하나다. '국민주권주의'를 관철하되 국민을 통합하는 정부여야 되겠다"고 했다.
또 이 후보는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이날 국회에서 차기 대통령으로 이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힌 김상욱 의원을 향해 "우리 당에 입당하면 좋겠다"면서 감사를 표시했다. 이 후보는 "(김 의원에) 전화해서 얘기를 해볼까 생각한다. 기회를 만들어서 합리적 보수 인사들이 함께했으면 한다"며
손을 내밀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자신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30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 권유에 따라 꼬마 민주당을 갔다면 가슴앓이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해한다"며 공감을 표했다.
◆ "이순신처럼 집단지성 활용...수소환원제철·재생에너지 등 먹고 살길 찾겠다"
이날 유세 콘셉트가 '국난 극복 이순신 호국 벨트'인 만큼 이 후보는 '이순신 정신'을 강조했다. 광양 연설에서 "제가 이순신 장군을 참 여러 면에서 배우려고 노력한다. 어떻게 그 소수의 전함으로 그 압도적 다수를 점하는 일본 해군을 이길 수 있었을까"라며 "여러 요인이 있는데 이분(이순신)이 백성들의 지혜를 많이 빌렸다. 요즘 말로 국민들의 집단지성을 활용한 것이다. 작전을 잘 때 동네 원로 어부 얘기를 다니면서 많이 들었다더라"라고 했다.
순천 유세에서 그는 "여수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활동 본거지"라며 "똑같은 수군과 똑같은 전함인데 원균은 판판이 깨졌지만, 이순신 장군은 23전 23연승이라고 하는 세계 해전사에 없는 엄청난 전과를 올리고 조선을 구했다"고 추켜세웠다. 그는 "한 사람의 리더가 얼마나 큰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의 대표적인 사례"라며 "선조는 조선을 그렇게 백성들의 피바다로 만들었지만 똑같은 조선에서 똑같은 조선인데 정조는 조선을 동아시아 최고의 부흥 국가로 만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사람의 리더, 책임자가 어떤 세상을 만들 수 있는지 지옥도 만들 수 있고 천국도 만들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별 맞춤 공약인 수소환원제철·재생에너지·에너지고속도로 정책을 통해 민심 잡기에도 나섰다. 광양에서 그는 "광양의 제철 산업이 매우 중요한데 중국 때문에 어렵지 않나. 경쟁 관계에서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어려워졌다. 수소환원제철을 하든지 새로운 방식으로 다른 사람들이 따라오기 힘든 길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산업전환을 지원하고 관련 산업을 지원해 광양이 절대 뒤처지지 않도록 정책적으로 확실히 책임지겠다"고 했다.
여수·순천 등에선 재생에너지를 강조하며 "우리나라는 전부 화석 연료를 수입하는데,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8%다. 어서 빨리 재생에너지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균형발전을 위해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지역의 전기료를 더 싸게 하는 '거리비례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앞으로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를 사용한 제품만 팔 수 있기 때문에 전기료가 싼 재생에너지 생산지로 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목포를 찾아서는 균형발전을 강조했다. 그는 "경상도 전라도 그런 얘기하지 말자. 경상도나 전라도나 중앙 일극체제에 다 피해를 보고 있다"며 "대한민국이 너무 서울에 몰려 있다.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성장할 수 없다. 국가가 대대적인 결단을 내려서 강력한 리더십으로 대폭 개편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heyj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