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2박3일간 부산·대구·청주·원주 지원 유세
"충청·수도권서 손잡는 그림, 양측 협의해야"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오후 부산을 시작으로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의 지원 유세에 나섰다. 다만 한 전 대표는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하지 않고 별도로 움직이며 이른바 '따로 유세'를 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한 전 대표의 '따로 유세'를 두고 대선 이후 당권을 염두에 둔 '자기 정치'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대선이 2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김 후보와 적극적으로 손 잡아준다면 보수 결집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속내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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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김문수,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 자리해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
한 전 대표는 이날부터 2박3일간 부산·대구·청주·원주 등을 방문하며 김 후보에 대한 공식 지원 유세를 시작한다. 한 전 대표는 지난 17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당 선언 이후 지원 유세에는 나서기로 했지만, 김 후보를 향해선 여전히 윤 전 대통령 부부와의 절연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전 대표의 '따로 유세' 행보에 국민의힘 속내는 복잡하다. 더불어민주당이 김상욱 의원을 비롯해 개혁신당을 탈당한 허은아 전 대표·김용남 전 의원 등을 포섭하며 '빅텐트'를 구축하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경선 후보였던 이들조차 '원팀'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내부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김 후보 측 관계자를 비롯한 당 내부에선 한 전 대표의 행보에 서운함을 내비치고 있다. 금명간 김 후보와 한 전 대표가 지지율 반전을 위해 '공동 유세' 장면을 연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TK 지역 의원은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은 이제까지 유세 현장에도 잘 나오지 않다가 한 전 대표가 움직이니 이제야 조금씩 도와주는 그림"이라며 "오늘부터 시작되는 유세에서 한 전 대표가 과연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들어보면 김 후보를 도우려고 하는 것인지 아니면 본인 정치를 하겠다는 것인지 그 의도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한 재선 의원은 "한 전 대표가 적극적으로 해줬으면 좋겠다. 선대위 합류까진 아니더라도 같이 손잡고 유세하는 장면이 있으면 얼마나 좋은가. 조만간 충청도나 수도권에서 둘이 만나는 그림을 그려보려고 양측이 협의하지 않겠는가"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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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
하지만 막상 김 후보와 한 전 대표 측은 아직까지 합동 유세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 캠프 핵심 관계자는 기자에게 "한 전 대표의 지지자들은 (한 전 대표가) 김문수와 손잡지 말고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원할 것이다. 따로 유세하는 게 자기 정치하는 길이더라도 우리 입장에선 그 지지층의 표만 받으면 되는것"이라고 설명했다.
친한계 의원은 "김 후보와 한 전 대표가 동선을 달리 하는 게 전략일 수 있다. 오늘 같은 경우도 김 후보는 수도권에서 집중하고 있고 한 전 대표는 부산에서부터 남풍을 불며 북쪽으로 올라오는 일정 아닌가. 오히려 둘이 동선이 겹치면 시너지 효과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seo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