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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기찬 노인일자리] 피자로 시작한 '인생 2막'…공주 피자마루를 가다

기사입력 : 2025년05월22일 07:00

최종수정 : 2025년05월22일 07:00

전문가 포스 풍기는 '노인일자리'
2주 간 직무 교육…동지애 생겨
걱정한 가족들, 이제는 "대단해"
단골, 또 다른 보람…성취감 생겨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기술이 없으면 망치기 일쑤인 피자 반죽. 아직은 청춘이라고 자신있게 말하는 60대 어르신들이 피자 반죽을 쭉쭉 펴면서 쫄깃한 '인생 2막'을 시작했다.

<뉴스핌>은 지난달 4일 공주에 위치한 '청춘피자-피자마루 신관점'을 방문해 노인일자리 참여 소감을 들었다.

◆ 전문가 포스 풍기는 '노인일자리'…조리대서 그동안 노력 묻어나

장영순(63세) 씨는 청춘 피자에서 일한 지 5개월 된 신입이다. 그러나 피자 반죽을 만드는 데는 거침이 없다. 손 위에서 동그랗게 뭉쳐있는 반죽을 쭉쭉 펴고 탕탕 치면서 크게 늘려나간다. 전문가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장 씨는 "처음부터 피자를 배우고 싶었는데 마침 자리가 있었다"며 "실수해도 먼저 들어온 선배님들이 너무 잘 알려줘서 너무 좋다"고 웃음을 보였다. 

노인일자리에 참여하는 장영순 씨가 4월 4일 '청춘피자-피자마루 신관점'에서 피자 반죽을 하고 있다. [사진=노인인력개발원] 2025.05.21 sdk1991@newspim.com

장 씨가 완성한 피자 반죽은 바로 옆 조리대로 옮겨진다. 조리대는 노인일자리에 참여하는 어르신들의 노력과 엄마의 마음이 맛으로 묻어나오는 곳이다. 조리대 앞면에는 피자 종류에 따라 들어가야 할 재료와 용량이 적힌 레시피가 빼곡히 붙어있다.

베테랑인 복영자(68세) 씨와 유은서(65세) 씨가 피자 종류에 맞게 양파, 채소, 피망을 소복하게 올렸다. 새우처럼 조리가 필요한 재료는 위생을 위해 미리 삶아 놓지 않고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삶는다. 새우를 올리고도 빈틈이 보이지 않도록 치즈도 듬뿍듬뿍 올린다. 조금이라도 더 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이다.

기계에 들어간 피자에 김이 모락모락 나오면서 나오면 '엄마표 피자'가 완성된다. 어르신들은 손님이 올 때까지 갓 나온 피자를 열기가 남은 기계에 올려두면 마음이 뿌듯하다고 했다.

◆ 2주 간 직무교육 거치며 동지애 생겨…'가족' 같은 사이로

복 씨는 노인일자리에 참여한 지 5년째다. 친구의 소개로 시작했다. 근무 시간이 길지 않아 해볼 만 하다 싶어 신청했다. 처음에는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고 카페에서 일했다. 청춘피자 가게를 연다는 소식에 발길을 돌렸다.

본사로부터 하루에 8시간씩 2주 동안 교육을 받을 땐 쉽지 않았다. 피자 종류에 따라 재료도 제각각이고 처음 들어본 소스도 많았다. 재료 손질할 때 규격이 정해져 있어 집에서처럼 마음대로 재료를 썰 수 없었다. 손님 대응도 어려웠다.

유 씨는 "엄마들 요리할 때 감각으로 하는 것처럼 주문이 없을 때 양파 30그램(g)을 가정하고 집어서 저울에 올려놓고 비교하면서 터득했다"며 "가정주부로서 요리했으니까 빨리 습득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처음에는 복잡하지만, 고비만 넘기면 쉽게 적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인일자리에 참여하는 유은서 씨가 4월 4일 '청춘피자-피자마루 신관점'에서 피자를 만들고 있다. [사진=노인인력개발원] 2025.05.21 sdk1991@newspim.com

또 다른 문턱은 처음 사용하는 결제단말기(포스기). 손님들이 천천히 하라며 기다려주고 알려주기도 한 덕분에 이제는 복합 결제든 쿠폰 적용이든 끄떡없다.

복 씨는 같은 연령대가 모여 서로 돕고 밀어주면서 동지애가 생겼다고 했다. 가게 문을 닫는 날엔 맛집에 가서 수다도 떨고 힘든 날엔 서로 위로하면서, 동지애는 자매처럼 더 끈끈한 사이로 변했다.

유 씨는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그 얘기도 추억으로 변해서 지금은 너무 재밌다"며 "서로 개인 일정이 있으면 근무도 바꿔주고 이제는 가족 같다"며 웃었다.

◆ 걱정했던 가족들, 이제는 "대단하다"…"일할 수 있는 성취감 좋아"

노인일자리에 참여하면서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걱정했던 가족들의 반응도 변했다. 복 씨는 처음에 가족들이 할 수 있겠느냐며 걱정했다고 했다. 자녀들은 그만 두면 안되냐고까지 했다. 그러나 내가 일할 수 있다는 성취감이 좋아 포기할 수 없었다.

복 씨는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으로 하면 못한다"며 "내가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는 "여기 와서 몰랐던 포스기도 배우지 않았느냐"며 "자녀들도 이제는 '아 우리 엄마가 말년에 바쁘네. 자격증도 많아'라며 대단하다고 한다"고 뿌듯해했다.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청춘피자-피자마루 신관점'에서 완성된 피자가 나오고 있다. 2025.05.21 sdk1991@newspim.com

유 씨는 어린 손녀와 대화할 거리도 생겼다. 손녀가 오늘 손님 몇 명 왔냐고 물어볼 땐 웃음이 터졌다. 유 씨는 좋아하는 피자를 만드는 할머니를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함이 배가 된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체력적으로 힘들진 않을까. 어르신들은 일하는 시간이 짧아 크게 무리가 없다고 했다. 오히려 1년, 2년 지나면서 단골이 생기는 현상은 다른 보람이다. 어르신들은 단골이 생길수록 엄마의 마음으로 더 맛있게, 위생에 문제없는 피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복 씨는 "오시는 분마다 매장이 깨끗하다고 한다"며 "깨끗하니까 손님들도 많이 찾는다"고 했다. 유 씨는 "너무 깐깐하다"며 "너무 닦아서 닳겠다"며 맞장구를 쳤다. 유 씨는 "저희는 엄마니까 한 번을 먹어도 맛있게 먹어주는 게 좋다"며 "피자를 받고 실망하지 않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sdk199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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