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 D램 공급 축소 속 3분기 최대 90%↑
삼성·SK·마이크론, 동반 수익성 개선 기대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더블데이터레이트(DDR)4·저전력더블데이터레이트(LPDDR)4X 등 구형 D램 가격 급등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전망이다. 주요 메모리 업체들의 생산 축소와 전방 산업의 재고 비축 수요가 겹치며 가격이 예상을 웃도는 폭으로 오르면서 하반기 메모리 부문 수익성 개선 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메모리 시장은 구형 D램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며 일부 제품은 신형 DDR5를 웃도는 '가격 역전' 현상까지 나타났다. 서버·PC 시장뿐 아니라 보급형 스마트폰, 가전, 네트워킹 장비 등 다양한 응용처에서 DDR4·LPDDR4X 수요가 유지되고 있어 단기 공급 압박이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올해 3분기 PC용 DDR4 가격이 38∼43%, 서버용 DDR4가 28∼33%, 소비자용 DDR4가 85∼90%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소비자용 DDR4는 신형 DDR5 가격을 역전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모바일 D램인 LPDDR4X 가격도 38∼43% 오르며 10년 만에 가장 큰 분기 상승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 구형 D램 공급 축소·수요 집중이 불씨
이번 가격 급등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업체들이 DDR4·LPDDR4X 등 구형 제품의 공급을 축소하거나 단종을 예고한 것이 출발점이다. 여기에 미국발 관세 부과 우려, 서버·PC·모바일 전방 산업의 선제 재고 확보, 주요 클라우드서비스사업자(CSP)의 대규모 발주가 맞물리며 수급 불균형이 심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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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I제공] |
PC 시장에서는 지난달 8GB DDR4 모듈 가격이 동일 용량의 DDR5 모듈을 넘어서는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했고, 모바일 시장에서도 보급형 스마트폰용 LPDDR4X 수요가 이어지면서 공급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 마이크론 가이던스 상향, 업계 기대감 '확산'
글로벌 3위 메모리 업체 마이크론은 구형 D램 가격 강세에 힘입어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마이크론은 11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회계연도 4분기(6∼8월) 매출 전망을 기존 107억달러에서 111~113억달러로 상향했다. 마이크론은 "D램 부문의 가격 상승과 견조한 실적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론은 사업 구조상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유사해, 실적 방향성을 가늠하는 '풍향계'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마이크론의 이번 가이던스 상향이 두 한국 기업의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고 보고 있다.
◆ 삼성·SK, 생산 종료 늦추고 수요 대응
이같은 시장 환경 속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일부 구형 제품의 생산 종료 시점을 미루며 고객사 대응에 나서고 있다. 서버·PC 시장에서 DDR4 비중이 여전히 높고, 모바일 부문에서도 LPDDR4X 채택 제품이 꾸준해 단기 마진 확대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형 D램 가격 급등은 이번 3분기가 정점일 수 있지만, 재고가 소진되는 하반기에는 양사 실적 개선에 뚜렷하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내년 상반기부터 DDR5 전환이 가속화되면 구형 D램 가격 상승세는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양사는 고부가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3E와 내년 양산 예정인 HBM4, DDR5 제품군 확대를 통해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