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2일(현지시간) 유럽 주요국 증시가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두 배로 올리겠다고 발표하면서 다시 한번 불확실성에 짓눌리는 모습이었다.
영국은 공격 핵잠수함 등 향후 방산에 대규모 예산을 투자하겠다는 방위력 강화 전략을 공개하며 소폭 상승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보다 0.75포인트(0.14%) 내린 547.92로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66.81포인트(0.28%) 하락한 2만3930.67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4.69포인트(0.19%) 떨어진 7737.20으로 마감했다.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도 103.25포인트(0.26%) 내린 3만9984.15로 장을 마쳤다.
반면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1.88포인트(0.02%) 오른 8774.26으로,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50.60포인트(0.36%) 상승한 1만4202.80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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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증권거래소[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웨스트미플린 US스틸 공장을 찾아 "미국으로 들어오는 철강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50%로 인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중에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철강뿐 아니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도 50%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철강 산업을 더욱 탄탄하게 보호할 것"이라며 "누구도 우회할 수 없다"고 했다
유럽 시장의 공포지수인 유로스톡스 변동성지수는 4.31% 올라 일주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위스쿼트 뱅크의 수석 애널리스트 이펙 오즈카르데스카야는 "최근 발표는 시장의 긴장을 다시 고조시키고 있다"며 "무역 협상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을 수 있다는 징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 스티브 소스닉은 "시장은 확실히 리스크 회피 모드에 빠져 있다"며 "다만 (트럼프) 발언의 영향력은 이전보다 줄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시장은 그의 발언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지만 어느정도 털어낼 수 있는 법도 배웠다"고 말했다.
영국 노동당 정부는 이날 작년 7월 집권 이후 다듬어왔던 '전략 방위 검토(Strategic Defence Review)' 보고서를 발표했다.
18개월에 한 척씩 최대 12척의 공격 핵잠수함을 확보해 현재의 7척 규모인 공격 원잠 함대를 대체·강화하고, 150억 파운드(약 28조원)를 투입해 핵 탄두 개량과 군사 공장 6곳 신설, 장거리 공격 무기 7000대를 확보한다는 것이다.
키어 스타머 총리는 "오는 2035년까지 10배 더 치명적인 군을 만들겠다"며 "힘을 통해 평화를 이룰 태세를 갖췄음을 보여주는 것이 전쟁 위협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영국 방산업체 밥콕 인터내셔널은 전장보다 8.2% 올라 8년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키네틱 그룹도 4.5% 올랐다.
유럽 금융시장에서는 오는 5일 유럽중앙은행(ECB)이 주요 정책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시장의 트레이더들은 ECB가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보고 이를 가격에 완전히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섹터 중에서는 자동차가 무역 긴장의 직격탄을 맞으며 2.1% 떨어졌다.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에 상장된 스텔란티스는 4.96% 하락했고,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폭스바겐도 1.9~2.7% 하락했다.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는 총 91억 달러(약 12조5000억원)를 들여 미국 기반의 블루프린트 메디신스 코퍼레이션을 주당 129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사노피 주가는 1.84%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