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정 양립' 군 양성평등지표 최하위
휴직·전역 급증 속 제도 개선 요구 커져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올해 1분기 육군 부사관 가운데 희망전역자는 668명, 휴직자는 1276명으로 집계돼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군 간부의 중도 이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군내 일과 가정생활의 병행 여건이 매우 열악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5일 국방부가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2024년 군 양성평등지표 조사 및 분석연구'에 따르면 군의 전체 양성평등지표 종합 점수는 63.63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양성평등 근무환경' 부문은 77.77점으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평가를 받았으나, '일·가정 양립 여건' 부문은 48.98점에 그쳐 모든 항목 가운데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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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지난해 7월 1∼12일 헝가리 육군 항공부대에서 개최된 제46회 국제군인체육연맹 고공강하대회에 참가한 특수전사령부 여성팀이 상호활동 강하를 완료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육군] 2024.07.14 parksj@newspim.com |
◆ 남성의 육아휴직 이용률 9.5%… 여군 대비 현저히 낮아
'일·가정 양립 여건' 부문은 ▲육아휴직 이용률의 성별 격차(20.85점) ▲탄력근무제 이용률의 성별 격차(22.39점) ▲미취학·초등 자녀 돌봄 충족도(29.62점) 등 총 3개 지표로 구성됐다.
특히 육아휴직 제도의 경우, 여군 및 여군무원의 이용률은 45.7%에 달하는 반면, 남성 군인과 군무원은 9.5%에 불과했다. 탄력근무제도 또한 여성의 이용률이 31%인 데 비해 남성은 6.9%에 그쳤다. 남성 간부들의 제도 활용률이 낮아 '성별 격차'가 양성평등 평가 점수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 "자녀 양육 때문에 전역 고민" 여군 85% 응답
군 생활과 가정생활 병행으로 인한 신체적·정신적 부담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여성 간부의 약 26.3%, 남성 간부의 약 24.3%가 가사·자녀 양육·돌봄 병행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특히 "자녀 양육으로 인해 전역(또는 면직)을 고민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여성 군인의 85%가 "그렇다"고 답했다. 계급이 높아질수록 이 비율은 더 높아져, 영관급 여성 간부의 90.9%, 상사 이상 여성 간부의 86.2%가 전역 고민을 토로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취학 또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간부의 경우, 자녀 돌봄 여건 충족도 지표 점수는 29.62점에 그쳐, 전체 양성평등 종합 점수와 큰 격차를 보였다. 군 당국의 자녀 돌봄 지원이 매우 부족하다는 평가다.
◆ "군도 워라밸을 고민해야 할 때"
유용원 의원은 "최근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전 세대의 과반이 직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로 '워라밸'을 꼽았다"며 "군복을 입었다는 자부심만으로 군 간부들에게 무한한 희생을 강요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군대가 일과 가정생활이 양립 가능한 매력적인 직장이 되기 위해서는, 육아휴직·탄력근무제의 적극 장려와 함께 기혼 간부들의 자녀 돌봄 여건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며 "군 당국이 보다 실질적인 제도적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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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원 국민의힘 의원. [사진=유용원 의원실] |
park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