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훈 과기 후보, LG 초거대 AI '엑사원' 산파
하정우 AI 수석과 'AI 3대 강국' 도약 임무 맡아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LG그룹과 네이버 핵심 AI 수장들이 국정 전면에 나섰다. 이재명 정부가 AI 산업에 100조원을 투입해 'AI 3대 강국' 도약을 선언한 가운데, 민간 실무형 리더십이 핵심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23일 이재명 대통령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을 발탁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초대 AI미래기획수석에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센터장을 선임한 바 있다. 두 인물 모두 민간 현장에서 AI 개발을 이끌어온 실무형 전문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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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로 발탁된 배경훈 LG AI연구원장 [사진=뉴스핌DB] |
배경훈 후보자는 LG그룹의 AI·바이오 융합 전략을 주도해왔다. LG유플러스에서 AI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뒤 2018년 말 LG사이언스파크 AI추진단장을 맡아 그룹의 AI 연구를 총괄했다. 2020년 세계 AI 경연대회에서 '연속학습' 부문 1위를 기록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이후 LG그룹은 AI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LG AI연구원을 출범시켰고, 배 후보자는 초대 원장으로 초거대 AI 개발에 착수했다. 취임 직후 1조원 투자를 발표한 그는 2021년 말 초거대 AI 모델 '엑사원(EXAONE)'을 공개했다. 엑사원은 이후 3.0, 3.5까지 진화하며 글로벌 수준의 성능을 확보했다.
올 초 챗GPT급 성능을 갖춘 중국의 딥시크가 글로벌 충격을 안겼을 때 배 후보자는 엑사원 3.5가 딥시크 보다 더 낮은 개발비용으로 유사한 성능을 확보했다고 밝히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엑사원 3.5 32B 모델은 미국 비영리 AI 연구기관 에포크(Epoch)가 선정한 '주목할 만한 AI 모델'에도 등재됐다.
배 후보자는 엑사원을 그룹 내부뿐 아니라 바이오 분야로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대 백민경 교수와 차세대 단백질 구조 예측 AI 공동 연구를 시작했으며, 미국 잭슨랩과는 알츠하이머 유전자 연구를 진행 중이다. LG는 AI와 바이오 융합을 통해 난치병 치료 등 신약 개발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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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대통령실 초대 AI미래기획수석 [사진=뉴스핌DB] |
하정우 신임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은 네이버의 AI 개발을 이끈 실전형 기술 리더다. 삼성SDS를 거쳐 2015년 네이버랩스에 합류한 그는 클로바 AI리서치, 네이버 AI랩,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센터장 등을 역임하며 '하이퍼클로바X' 개발을 주도했다.
하 수석은 AI 윤리, 안전, 인프라 구축 등 폭넓은 실무 경험을 쌓았으며,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공공AI 태스크포스 등 정부 자문에도 참여해왔다. 과학기술계 인사가 아닌 민간 기술 전문가가 대통령실 수석으로 직행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가 강조하는 '소버린 AI'는 단순한 기술 국산화를 넘어 데이터, 인프라, 윤리, 인재, 규제 등 생태계 전반의 국가 주권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오픈소스 확산, 산업별 특화 LLM 개발, AI 바우처 확대 등 지원책을 구상 중이다.
하 수석은 "정부가 육수를 제공하면 민간이 음식을 만든다"는 비유로 공공 인프라와 민간 혁신의 유기적 결합을 강조해왔다. AI안전연구소 설립과 국제 공동 연구에도 참여하며 글로벌 AI 안전 가이드라인 마련에도 기여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또 한 명의 LG그룹 출신 인사를 발탁했다. LG글로벌전략개발원장을 지내고 있는 윤창렬 국무조정실장 후보자다. 윤 원장은 지난 2023년 신설된 LG글로벌전략개발원장을 맡아 LG그룹 전 계열사를 아우르는 글로벌 전략을 수립해 왔다. 국무조정실 국무1,2차장을 지낸 경력을 바탕으로 LG그룹의 글로벌 대관 업무를 맡아 왔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