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중국 상품 거래소 외국 기관투자가 선물 옵션 계약 거래 허용
투자 채널 확대, 디지털 인프라 구축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미국 달러화에 대한 국제 신뢰가 흔들리는 와중에 중국 당국이 외국 기관의 위안화 사용을 촉진하는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경제매체 CNBC가 보도했다.
매체는 중국 당국이 투자 채널 확대, 디지털 인프라 구축 등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고 전하고 중국의 3대 상품 거래소가 중국에 등록된 선물 및 옵션 계약 거래를 외국 기관 투자자들에 허용한 것을 예로 들었다.
판궁성(潘功勝)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지난 6월 18일~19일 상해에서 열린 루자쭈이(陸家嘴) 포럼에서 행한 연설에서 달러화를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단일국 통화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이는 방법"에 대해 언급했다.
동시에 디지털 위안화 국제화 센터 건설과 위안화 선물 거래(yuan foreign exchange futures) 촉진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 정부는 이미 디지털 위안화를 발행해 일부 현금 및 동전 거래를 대체하고 있다.
최근 위안화 국제화 노력은 선물시장에 집중되고 있다.
상해, 대련, 정주 (鄭州) 등 3대 중국 상품 거래소는 지난 주부터 자격을 갖춘 외국 기관투자자가 중국 본토에 등록된 16개의 선물 및 옵션 계약을 거래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거래 대상 상품은 천연고무, 납과 주석이 포함된다.
앞서 올 초에는 외국 기관투자가의 거래 대상에 선물 계약 수십 개를 새로 추가했다.
항저우의 선물 상품 중개회사의 외화 애널리스티인 저우 지는 "외국 기관에 판매하는 위험 회피 상품을 확대해 성사되는 계약들은 글로벌 상품 가격 책정에서 위안화의 영향력을 증대시킨다"고 설명했다.
상하이 선물 거래소는 5월 하순 글로벌 투자자의 위안화 사용 촉진 방안으로 외국 통화의 위안화 결제 거래 담보 허용과 관련한 의견 수렴 절차에 들어갔다.
중국은 작년 10월 9일부터 외국 투자가가 헤지 목적으로 거래소에서 펀드 옵션을 거래하는 것을 허용했다. 나아가 올해 초 해외 금융기관이 채권 시장 접근을 위해 지역 계정을 개설할 때 500위안의 수수료 납부를 면제했다.
모간 스탠리는 1월 중국내 자회사를 통해 중국본토 상품 선물 중개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필요한 자격을 획득한 후 주식과 고정소득 선물 및 옵션도 취급할 것이라고 했다.
모간은 2023년 5월 중국내 자회사 설립 허가를 받은 후부터 이런 조치들을 준비해왔다.
중국은 투자 상품 외에도 방대한 해외 위안화 청산 은행망을 구축하고 국경을 넘는 은행간 위안화 결제를 보급해왔다.
신흥 경제국에 대출하는 중국 은행들은 미 달러화 대신 위안화로 결제 통화를 바꾸고 있다. 위안화 결제는 대출 비용을 줄이는 데도 일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무역 결제에서도 위안화 활용을 촉진하고 있다.
유라시아 그룹의 중국팀장 댄 왕은 "중국의 진전은 더디지만 탈(脫) 달러화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다"면서 중국에 있는 에너지 및 상품 기업과 해외 거래처 사이의 위안화 표시 결제가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 기업의 해외 진출, 특히 온라인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중소기업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위안화 국제화를 지지하는 한 요인이라고 CNBC는 전했다.
스타트업 펀드파크(FundPark)는 "금융 파트너인 골드만 삭스와 HSBC가 해외 위안화를 보유해 중국 내 고객들이 중국 및 해외 사업에 위안화를 쉽게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펀드파크의 중국 담당자인 베어 후어는 "중국 당국이 해외 위안화 표시 대출의 이자 비용을 일부 보조해 준다"고 말했다. 위안화 사용은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스위프트 데이터에 따르면 위안화는 5월 국제적 사용이 다소 줄었다. 글로벌 결제에서 위안화 결제금액 비중은 2.89%로 주요 통화 결제 비중 순위가 한달 전 5위에서 6위로 떨어졌다.
미국 달러의 결제 비중은 48.46%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이 유로화(23.56%) 순이었다.
중국의 위안 국제화 노력과 지정학적 긴장, 통화 역학의 변화, 통화 헤징 증가를 배경으로 아시아의 탈 달러화는 야금야금 진행되고 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마키의 수석 EM 전략가인 닝 순은 "해외 투자자들이 미국 자산의 위험 회피와 미국 외 시장 다변화를 추구하면서 위안화의 위상을 높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전용 데이터를 보면 위안화 자산으로 강력한 자금 유입이 나타나는데 위안화 금융 자산의 좋은 실적을 감안하면 당연한 일이나 기관 투자자의 위안화 사용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대조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 불확실성은 올 들어 달러 기피를 부추겼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는 올 들어 9% 이상 떨어졌다. 반면 역외에서 거래되는 위안화(CNH) 가치는 달러 대비 2% 이상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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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안화와 미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kongsik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