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영 한국도로공사 광주전남본부장
겨울철 도로 위의 작은 눈발 하나가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교량이나 고가도로는 제설 차량 접근이 어렵고 미세한 온도 변화에도 쉽게 결빙돼 안전 관리의 사각지대로 남아왔다. 그러나 이제 드론과 인공지능(AI) 기술이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광주전남본부는 최근 '다목적 제설 드론'과 '구조물 점검·GPT' 시스템을 현장에 도입해 도로 안전 관리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다.
제설 드론은 차량 진입이 어려운 교량, 급경사지 등에서 염화칼슘을 공중에서 살포하며 겨울철 강설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기존 제설 차량 중심의 방식보다 신속하고 인력 의존도도 낮아진다. 현재는 분사형과 투척형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형태로 개발 중이며 향후 실시간 기상 정보와 AI를 융합해 고도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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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제설용 드론 시에라베이스. [사진=한국도로공사 광주전남본부] 2025.07.01 ej7648@newspim.com |
광주전남본부가 자체 개발한 '구조물 점검-GPT'는 AI 기반 교량 점검 자동화 시스템이다. 드론이 촬영한 영상을 바탕으로 3D 모델을 자동 생성하고, AI가 0.1mm 수준의 미세 균열까지 식별해 손상 유형을 분석한다. 분석 결과는 즉시 법정 양식의 점검 보고서로 변환된다. 이 시스템 도입으로 점검 시간은 50% 단축되고 정확도는 2.5배 이상 향상됐다.
광주전남본부 관할 구간은 약 574km, 관리 중인 교량만 1200개소에 달한다. 이 중 30년 이상 된 교량은 95개소이며 향후 10년 내 395개소로 늘어날 전망이다. 노후 구조물 급증과 기존 점검 방식의 인력 부담, 휴먼 에러, 교통 차단 비용 등 한계에 대응하기 위해 자율 비행 드론과 AI 기반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실제 고창담양선 안평교에서는 드론 자율 비행 점검으로 전문 업체 육안 점검 대비 10배, 수동 드론 대비 2.5배 많은 손상을 탐지했다. 드론 편대 비행을 통한 점검 시간 절반 단축 효과도 입증됐다.
기술은 현장에서 검증되어야 한다. 드론과 AI 융합은 단순한 시스템 도입을 넘어, 구조물 안전의 선제적 대응과 국민 생명 보호라는 본질적 가치 실현을 위한 실천적 도구다. 앞으로 터널, 사면, 배수시설 등 다양한 인프라로의 확대 적용과 보수 전문 드론 개발도 계획 중이다.
도로는 국민의 삶을 연결하는 생명의 길이다. 이제 그 길을 지키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드론이 사람이 직접 갈 수 없는 곳을 날고 AI가 사람이 미처 보지 못한 손상을 식별하는 시대가 열렸다. 한국도로공사 광주전남본부는 국민 모두가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도록 스마트 도로 유지 관리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