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송형종)은 제2회 서울희곡상 수상작 연극 '엔드 월(End Wall)-저 벽 너머에는 뭐가 있을까?'(극작·연출 하수민)를 오는 9월 10일부터 28일까지 3주간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공연한다고 밝혔다.
'엔드 월'은 2021년 평택항에서 23세 일용직 청년 노동자가 300kg 무게의 개방형 컨테이너 벽에 깔려 사망한 실제 사건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작품은 '아성'이라는 이름의 노동자가 자신의 죽음에 대해 묻는 장면으로 시작하며, 비극적 사건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삶과 죽음, 노동과 꿈의 의미를 시적인 시선으로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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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엔드 월' 포스터. [사진=서울문화재단] |
이 작품은 지난 제2회 서울희곡상에서 "소재에 접근하는 태도의 고유함, 품위 있는 언어, 세련된 극 구성과 인물 배치, 디테일을 조화롭게 갖춘 수작"이라는 평을 받으며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수상작에 선정됐다. 서울희곡상은 서울문화재단이 동시대 창작희곡을 발굴하고 연극 창작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도모하기 위해 2023년 제정한 상이다.
연출을 맡은 하수민 작가는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미술팀장, '알포인트' 미술감독으로 활동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연극 무대에 시각적 깊이를 더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2024 서울연극제에서 '새들의 무덤'으로 대상을 수상하며 연출가로도 주목받고 있는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무대 위에 거대한 개방형 컨테이너를 배치해 인물의 존재 방식과 공간 사이의 상징적 긴장을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이번 공연에는 2024 서울연극제 무대예술상 수상자인 안무가 이세승이 참여해 인물의 움직임을 통해 삶의 감각과 노동의 상징을 신체로 표현한다. 배우 마광현, 홍철희, 손성호, 장재호, 김영선, 심민섭, 황규환, 이창현, 이경우, 엄태호, 윤희지 등 총 11명의 배우가 무대에 오른다.
'엔드 월'은 서울문화재단 대학로극장 쿼드와 극단 즉각반응이 공동 제작한 작품으로, 동시대 사회이슈를 연극적 언어로 풀어내며 창작극의 자유로운 실험과 레퍼토리화를 지향하는 대학로극장 쿼드의 운영 철학을 반영하고 있다.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