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얼, 넓은 수비 범위와 도루 능력 강점
리베라토, 클러치 능력·하드 히트 비율 좋아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절정의 경기력으로 1위를 질주하고 있는 한화에게도 해결해야 할 고민이 있다. 기존 외국인 타자 에스테반 플로리얼의 복귀가 임박한 가운데 일시 대체 외국인인 루이스 리베라토의 계약 연장 여부를 두고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기 때문이다.
플로리얼은 올 시즌 처음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고 KBO 무대에 데뷔했다. 미국프로야구(MLB)에서도 기대받는 자원이었던 플로리얼은 시즌 초반인 3월 월간 타율 0.143(28타수 4안타) 부진 속에 시작부터 퇴출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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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한화의 외국인 타자 루이스 리베라토가 지난달 28일 SSG와 문학 경기에서 드류 앤더슨을 상대로 역전 3점 홈런을 터뜨린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 = 한화] 2025.06.28 wcn05002@newspim.com |
플로리얼은 4월 월간 타율 0.300(100타수 30안타)로 반등에 성공했다. 5월 월간 타율 0.279(104타수 29안타)로 나쁘지 않은 흐름을 이어간 플로리얼은 리드오프로 자리를 이동한 뒤 더 좋은 타격감을 선보였다. 6월은 비록 7경기밖에 출전하지 않았지만, 타율 0.269(26타수 7안타) 4타점 3도루로 흐름을 이어갔다.
플로리얼은 지난 6월 8일 광주 KIA전 연장 10회초 타석에서 상대 마무리 정해영의 3구째 시속 151km 포심 패스트볼에 오른쪽 손등을 맞았다. 검진 결과 손등 부근 뼛조각이 떨어져 나갔다는 진단을 받았다. 결국, 플로리얼은 6월 13일 1군 말소 뒤 재활에 돌입했다. 플로리얼은 부상 이탈 전까지 6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1, 70안타, 8홈런, 29타점, 13도루, 출루율 0.333, 장타율 0.450을 기록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성적이 우상향했기에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남겼다.
한화는 플로리얼 부상 뒤 곧장 6주 임시 대체 외국인 타자인 리베라토를 영입했다. 리베라토는 6주 총 5만 달러(약 6900만원)에 계약을 맺고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6월 19일 입국한 그는 적응할 시간도 갖기 전에 바로 실전에 투입됐다. 키움과의 주말 3연전 첫 경기부터 데뷔전을 가질 예정이었지만, 이틀 연속 우천 취소가 결정되면서 22일 데뷔전을 가졌다. 그는 데뷔전부터 3안타(2루타 1개) 1타점을 기록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단타성 타구를 2루타로 연결하는 주루 센스도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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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한화의 외국인 타자 루이스 리베라토가 3회 안타를 친 뒤 세리머니 하고 있다. [사진 = 한화] 2025.07.08 wcn05002@newspim.com |
리베라토는 데뷔 후 현재까지 총 15경기를 뛰며 타율 0.387(62타수 24안타) 2홈런 1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06으로 맹활약했다. 특히 팀이 점수가 필요한 순간마다 타점을 기록해 승리로 이끌었다.
앞서 한화 김경문 감독은 KIA와의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를 앞두고 리베라토에 대한 질문에 "고민을 많이 해서, 모레까지 3경기를 마치고 코칭스태프 미팅을 한 뒤 그다음에 결정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답변했다. 이제 KIA와의 3연전이 끝났고, 리베라토의 계약 종료가 오는 25일인 가운데 한화는 18일까지 계약 연장 의사를 전달해야 한다.
그렇다면 리베라토와 플로리얼의 장단점은 무엇일까. 플로리얼의 장점은 빠른 발과 수비 능력이다. 플로리얼은 이번 시즌 13개(3실패)의 도루를 성공했으며, 주루 RAA(평균적인 선수 대비 득점 기여도)도 1.04로 리그 전체 10위에 해당한다. 빠른 발을 지니고 있기에 리드오프로도 손색 없다는 판단이다. 비록 실책이 5개가 있으며, 송구가 약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외야 수비 범위가 넓다는 장점이 있어 한화가 그토록 원했던 중견수 자리를 채워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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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테반 플로리얼. [사진=한화] |
단점은 역시 부상 회복 문제가 가장 클 것이다. 플로리얼은 부상 회복을 위해 한달이 넘는 기간 동안 1군 경기를 치르지 못한다. 즉 후반기 1등 굳히기가 급한 한화는 실전 감각을 많이 쌓지 못한 채 돌아오는 플로리얼의 위험성을 감수해야 한다. 또 플로리얼은 8개의 홈런이 있지만 대부분이 솔로 홈런이며, 득점권 상황에서 타율 0.222(54타수 12안타)로 생산성이 뛰어나지 않았다.
리베라토의 장점은 역시 특유의 생산력이다. 리베라토는 15경기 동안 13타점으로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클러치 능력도 뛰어나 득점권 상황에서 0.600(15타수 9안타) OPS 1.780의 괴물같은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하트히트(95마일 이상의 타구) 비율도 38.3%로 플로리얼(30.3%)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이는 플로리얼 보다 타구에 힘을 싣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한다. 플로리얼에 비해 발은 빠르지 않지만 타구 판단 능력과 주루 센스가 뛰어나 원 히트 투 베이스를 해주는 상황도 많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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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한화 이글스의 에스테반 플로리얼이 4월 11일 키움과의 경기에서 2회 말 1타점 적시타를 기록한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 = 한화 이글스] 2025.04.11 photo@newspim.com |
리베라토의 뒤를 따르는 건 역시 세부 기록이다. 특히 타격에서 우려되는 점이 있다. 현재 리베라토의 땅볼 비율은 53.2%로 극단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이는 상대 야수들의 수비 시프트에 취약하며, 장타 생산의 꾸준함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안 좋은 흐름일시 병살타가 늘어날 수도 있다. 결국 정식 계약 후 긴 타격 슬럼프에 갑자기 빠진다면 한화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플로리얼은 3주간의 휴가 후 8일 입국해 11, 12일 올스타전에 참가했다. 그는 "쉬면서 조금은 심심했다. 다시 팬분들을 만나게 돼서 기쁘고 기분이 좋다"라며 "아직 스케줄이 정확하게 나오지는 않았는데, 최대한 빨리 타이밍을 잡고 복귀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플로리얼은 리베라토와의 상황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결국 선택은 김경문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몫이다. 플로리얼의 복귀를 기다릴 것인지, 리베라토와 정식 계약을 맺고 승부수를 던질 것인지. 팀 분위기와 팬들의 여론이 다를 수도 있는 만큼, 어떤 결정을 내릴지 이목이 집중된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