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지역경제심포지엄…"온라인 소비 1%p↑ 비 수도권 고용 8.3명 감소"
"생산성 낮은 업체 지원 효과 미미…선택과 집중 통해 역량 모아야"
[서울=뉴스핌] 온종훈 선임기자 =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소매업과 음식점업을 중심으로 최근 온라인 플랫폼 확대됨에 따라 지역, 점포 형태, 규모 등에 따라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17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경제구조 변화와 지역경제의 대응'을 주제로 열린 2025년 한은 지역경제 심포지엄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실제 양극화 지표인 5분위 분배율은 소매업이 2018~2019년 109.9배에서 235.3배로, 음식업은 31.1배에서 34.8배로 크게 상승했다.
세션 1에서 '유통플랫폼 성장이 지역 자영업에 미치는 영향 및 대응방향'을 보고서를 발표한 정희완 한은 조사국 과장은 "지역내 온라인소비 비중이 1% 포인트(p) 상승할 때 소매업 고용은 비수도권에서 유의하게 감소했다"라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인구 1만명당 8.3명 고용이 감소했으며 구체적으로 자영업자가 6.1명 줄었고 자영업체 고용원이 3.7명이 줄었다.
보고서는 이는 수도권에서 점포소매 자영업자수 감소폭이 더 큰 데다 무점포 소매통신판매 등 자영업 성장이 수도권에만 집중되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온라인플랫폼 성장은 같은 지역내에서도 업체 특성에 따라서도 양극화를 초래했다. 온라인소비 비중 1%p 상승시 온라인(병행)판매를 도입한 업체가 많은 지역은 자영업자 감소폭(2.2명)이 다른 지역보다 약 30% 작았다.
판매상품별로는 온라인소비 대체정도가 높은 음식료품(-4.2명), 의류(-1.0명) 등으로 판매 자영업자 감소폭이 컸으며, 다양한 상품을 갖춘 종합소매업은 줄어들지 않았다.
업체규모별로는 대규모-소규모 소매업체간 매출 성장률 격차가 수도권은 5.1%p, 비수도권에서는 이보다 높은 7.2%p였다. 음식점업 역시 온라인 배달 음식 비중이 10%포인트(p) 오를 때 대규모-소규모 업체 간 매출성장률 격차가 수도권은 3.2%p, 비수도권은 6.3%p로 집계됐다.
정부는 온라인 플랫폼 확산,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거치면서 위축된 자영업자들을 살리기 위해 금융지원을 확대했다.
그 결과 금융지원 1년 후 수혜업체의 매출과 고용이 각각 8.8%, 1.2% 늘고 폐업확률이 1.6%p 감소하는 등 경영 성과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매출 개선 효과는 창업 초기, 소규모, 청년층 업체에 집중됐고, 나머지 업체는 폐업확률만 유의미하게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000만원 미만의 소액 지원은 매출을 개선하지 못했으며 폐업 확률도 0.4%p 떨어지는 데 그치는 등, 그 효과가 미약했다.
또한 4년간 계속 지원받은 업체의 성과는 2년 지원 후 종료 업체와 비교했을 때 추가 개선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경쟁력을 잃은 업체에 과도하게 지원하는 것은 자원배분의 비효율로 다른 업체의 성장을 저해하는 부정적인 외부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실제로 금융지원을 받는 저생산성 자영업체 비중이 1%p 오를 때 지역 내 다른 자영업체 매출은 1.7%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은 금융지원을 할 때 창업 초기, 청년층, 소규모 업체를 중심으로 신중하게 선별해 충분한 규모를 지원하되, 사전·사후 심사를 강화해 과도한 창업과 도덕적 해이를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실업보험은 '사업'이 아닌 '사람' 보호를 목표로 가입 대상 확대, 수급요건 완화 등을 통해 실효성을 제고해야 한다고도 했다.
아울러 비수도권에서는 거점도시 중심의 소비거점을 구축하고 지역별 서비스업을 특화하는 한편, 온라인 플랫폼 공정 생태계를 조성하고 자영업 과잉 공급 완화를 위한 진출입 구조도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이날 개회사에서 한은 발표 내용을 소개하며 "이미 생산성이 많이 낮아진 업체 지원은 그 효과가 크지 않았다"며 "성장 잠재력이 큰 자영업자를 신중하게 선별해 충분하게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 간 격차 심화, 청년인구 유출, 산업기반 약화와 같이 고성장 과정에서 가려졌던 구조적 문제들이 더 뚜렷해지고 있고, 이는 다시 우리 경제 전체의 성장을 약화하고 있다"며 "지역경제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과거처럼 모든 지역과 부문에 자원을 균등하게 배분하기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성장잠재력이 높은 곳에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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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은행] 2025.07.17 ojh1111@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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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은행] 2025.07.17 ojh1111@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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