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명령 따라 각 종목연맹 관련 규정 조정
LA올림픽 앞두고 국제 스포츠계 파장 예고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미국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USOPC)가 성전환(트랜스젠더) 선수의 국내 여성 경기 출전을 사실상 금지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따른 조치로, 미국 내 트랜스젠더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길도 사실상 막혔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USOPC는 최근 자사 홈페이지와 산하 종목연맹에 발송한 공문을 통해 여성 종목에 대한 출전 규정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수영, 체조, 육상 등 각 종목연맹은 이 지침에 따라 관련 규정을 조정해야 한다.
이번 조치는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남성을 여성 스포츠에서 배제하라'는 제목의 행정명령에 따른 것이다. 행정명령은 트랜스젠더 여성이 여성 종목에 출전할 경우 해당 단체에 연방정부의 재정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 |
[워싱턴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5일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여자 선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성전환 여성 운동선수의 여성·소녀 운동 경기 참가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2025.2.5 psoq1337@newspim.com |
USOPC는 각 단체에 보낸 서한에서 "연방정부 공인 기관으로서 정부 기준을 따를 의무가 있다"며 "개정된 정책은 여성 스포츠에서 공정하고 안전한 경쟁 환경을 보장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별도 기자회견 없이 웹사이트 공지와 내부 서한을 통해 '조용히' 발표됐다. 이는 앞서 전미대학체육협회(NCAA)가 채택한 방식과 유사하다.
트랜스젠더 선수의 출전 문제는 최근 미국 내 정치·사회적으로 첨예한 논쟁거리다. 공화당은 "스포츠의 공정성 확보"를 주장하는 반면, 인권단체와 일부 법원은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이라고 반발한다. 현재까지 24개 주에서 성전환 여성 선수의 출전을 금지하는 주법이 통과됐으며, 일부 주에서는 소송 끝에 시행이 보류된 사례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이런 터무니없는 규정을 전면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IOC는 현재 각 종목 단체가 트랜스젠더 출전 기준을 자체적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세계육상연맹은 가장 강력한 제한 규정을 적용 중이며, 세계수영연맹은 남성으로 사춘기를 겪은 선수의 여성 종목 출전을 금지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역시 테스토스테론 수치 기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오는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앞두고 이번 USOPC의 조처는 국제 스포츠계에서도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