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은 15번째 팀을 꿈꾸고, 비너스는 US오픈을 향한다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야구와 테니스 선수로는 환갑을 넘긴 나이인 45세. 하지만 이들의 시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리치 힐과 비너스 윌리엄스(이상 미국). 종목도, 커리어도 다르지만 이들의 목표는 하나다. 나이를 잊고 다시 도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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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자스시티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캔자스시티 45세 선발 투수 리치 힐이 29일 애틀랜타와 홈경기에서 1회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25.07.30 zangpabo@newspim.com |
◆ 힐, 15번째 팀 찾을까
미국프로야구 캔자스시티는 30일(한국시간) 힐을 방출 대기 조치했다. 보통 투수라면 여기서 커리어를 정리하는 게 자연스럽다. 하지만 힐은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힐은 지난 23일 시카고 컵스전 선발 등판(5이닝 6안타 3실점 1자책 패배)으로, 14개의 유니폼을 입고 선발로 나선 진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이는 2021년 애리조나에서 은퇴한 에드윈 잭슨과 메이저리그 타이 기록이다. 힐이 만약 그의 가능성을 믿는 15번째 구단을 찾는다면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힐은 29일에도 애틀랜타를 상대로 선발 등판했다. 4이닝 3안타 4실점 패전투수. 녹슬긴 했지만, 실전 감각은 괜찮았다.
MLB닷컴은 "힐이 마이너리그 강등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유는 자명하다. 힐은 늘 그래왔다. 캔자스시티에서도 마이너리그에서 출발했다. 여전히 그는 공을 던지고 싶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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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스가 지난 23일 무바달라 시티 DC오픈 단식 1회전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WTA] |
◆ 윌리엄스 "코트는 아직 내 무대"
여자 테니스의 전설 윌리엄스 역시 새로운 문을 열고 있다. US오픈 혼합 복식에 라일리 오펠카와 짝을 이뤄 와일드카드로 출전하는 게 이날 확정됐다.
비너스는 지난해 3월 이후 대회에 나오지 않았고, 이미 은퇴한 것으로 보는 시선도 많았다. 하지만 지난주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DC오픈에서 복귀해 단·복식 모두 2회전에 올랐다.
혼합 복식 출전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다. 올해 US오픈 혼합 복식 상금은 100만 달러로 대폭 늘었다. 대회 일정도 단식 본선 개막 전인 8월 19~20일로 앞당겨지면서 톱랭커들이 대거 출전 의사를 밝혔다.
얀니크 신네르-에마 나바로, 노바크 조코비치-올가 다닐로비치, 다닐 메드베데프-미라 안드레예바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스타들이 참가한다. 윌리엄스는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선수이다.
힐과 윌리엄스의 도전은 단순한 커리어 연장이 아니다. '난 여전히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증명하기 위한 자신과의 약속이다. 이들은 '은퇴' 대신 '도전'라는 단어를 선택했다.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이들은 또 한 번의 승리를 따냈다.
zangpab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