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에는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로베르토 피코 슬로바키아 총리가 2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조어대) 국빈관에서 만나 정상회담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중국의 전승절(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행사를 위해 베이징을 방문 중인 푸틴 대통령은 이날 로베르토 피코 슬로바키아 총리와 별도의 정상회담을 갖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에 반대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EU는 군사 동맹이 아닌 경제적 결합체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가입은) 각국의 주관적 선택으로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대해서는 "안보에 대한 우려 때문에 강하게 반대한다"며 "나토의 동진(東進)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나토가 동쪽으로 계속 확장하면서 옛 소련 지역 전체를 흡수하려고 한다"며 "우리는 우리의 이익을 방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유럽을 공격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을 위한 합의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유럽 내 친러·친푸틴 성향으로 평가되고 있는 피코 총리는 "모든 유럽 국가가 EU 회원국이 될 권리가 있다"면서도 "우크라이나가 EU에 가입하려면 모든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회담에서 유럽이 러시아와 관계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고도 했다.
피코 총리는 자신이 EU 정상 중에서 유일하게 러시아와 중국의 승전 기념 행사에 잇따라 참석하는 것에 대해 다른 EU 국가들이 비판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2차 세계대전의 모든 희생자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