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에너지 통합한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자원정책·원전수출 산업부 존치…70%만 이관
태양광 급증에 전력수급·에너지믹스 더욱 중요
환경부, 에너지정책 '시험대'…따로국밥 우려
[세종=뉴스핌] 최영수 선임기자 = 이재명 정부가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신설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환경부 체제하에서 에너지정책이 제대로 운영될지 시험대에 올랐다.
특히 재생에너지와 전력정책, 원전정책 등 대부분 환경부로 이관되지만, 자원정책과 원전수출 기능은 산업부에 남기면서 에너지정책이 둘로 쪼개진다.
환경부 산하 체제에서 에너지정책이 제대로 운영될지도 걱정이지만, 에너지정책이 둘로 쪼개지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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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부조직 개편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2025.09.07 gdlee@newspim.com |
◆ 에너지실·2차관 환경부로 흡수 통합…자원정책·원전수출 남겨
정부는 지난 7일 오후 고위당정협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정부조직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번 개정안을 정기국회에서 통과시켜 내년 1월 2일부터 시행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정부안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의 일부 에너지정책 업무를 환경부로 이관해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을 추진한다.
환경부를 환경·기후변화 및 에너지 등 탄소중립 관련 핵심 기능을 수행하는 부처로 만들겠다는 것. 산업부 2차관도 환경부로 이관된다. 산업통상자원부의 명칭도 '산업통상부'로 변경된다.
다만 자원산업 및 원전수출 기능(원전전략기획관)은 그대로 남겨둔다. 조직 규모만 보면 에너지실의 약 70%, 전기위원회까지 포함하면 에너지정책 관련 조직의 약 80%가 환경부로 이관된다.
재원운용 일원화를 위해 기획재정부가 맡았던 '기후대응기금'과 '녹색기후기금'도 신설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이관된다.
더불어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를 '기후위기대응위원회'로 개편하고 기능을 보다 강화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 개편 취지에 대해 "기후위기, AI 대전환 등 미래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정부 조직체계 전면 재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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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조직개편 개관[제공=행정안전부] |
◆ 산업정책 vs 에너지정책 32년 만에 결별…시너지 효과 떨어져
산업정책과 에너지정책이 분리될 경우 시너지효과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지난 1993년 상공부와 동력자원부를 통합해 '상공자원부'를 출범시켰다. 자원빈국으로서 수출산업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두 개 부처가 긴밀하게 협업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후 통상산업부(1994년), 산업자원부(1998년), 지식경제부(2008년)을 거쳐 2013년 현재의 산업통상자원부로 조금씩 모습이 달라졌지만, 산업정책과 에너지정책 만큼은 분리되지 않았다(그림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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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정책이 둘로 쪼개진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산업부 에너지실 산하 7국 23과 중 에너지정책국(총괄), 전력정책국, 재생에너지정책국, 수소경제정책국, 원전산업국 등 5국 16과는 이관될 예정이다. 산업부 소속기관인 전기위원회도 이관 대상이다.
반면 자원산업정책국과 원전전략기획관(원전수출 담당) 등 2국 8과는 존치할 방침이다. 특히 원전산업국과 원전전략기획관을 둘로 쪼개면서 원전수출에 엇박자가 우려된다.
환경부 체제하에서 에너지정책이 제대로 운영될지도 의문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대체로 기대보다 우려의 시각이 지배적이다.
최근 태양광발전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전력수급 관리와 에너지믹스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부처의 철학과 추구하는 방향이 전혀 다른 환경부와 산업부가 에너지정책을 분산하면서 제대로 운영될지 우려된다.
정부 관계자는 "환경부와 산업부는 부처의 철학이 다르고 추구하는 방향도 너무 다르다"면서 "물과 기름과 같은 두 부처가 얼마나 협업이 가능할지 우려된다"고 전했다.
정부 다른 관계자도 "환경부 체제하에서 에너지정책이 제대로 운영될지 걱정"이라면서 "잘 운영되도록 노력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