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통계 대규모 하향 조정...연준 인하론 '기정사실화'
3년물 입찰 흥행에 미 달러화는 반등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 국채 금리가 9일(현지 시각) 소폭 상승했다. 장기물을 중심으로 한 랠리가 진정된 가운데, 지난 1년 미국의 고용이 당초 파악됐던 것보다 악화했다는 미 노동부의 통계 발표에 고용시장 둔화 우려가 확산됐다. 시장은 이달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미 노동통계국(BLS)은 이날 분기별 고용·임금 통계(QCEW)와 세금 자료를 반영해, 2024년 4월부터 2025년 3월까지 1년간 비농업 일자리 수가 기존 발표 수치에서 91만1000명 하향 조정됐다고 발표했다. 기존 발표에서 일자리가 약 180만개 늘었다고 발표됐던 점을 고려하면 실제 고용 증가 폭은 절반 수준에 불과했던 셈이다.
이전에도 유사한 하향 조정이 있었지만, 이번 규모는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수준으로 꼽힌다. 월가에서는 "단순한 오차 수정이 아니라 고용 지표의 신뢰성 자체가 흔들린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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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달러화.[사진=로이터 뉴스핌] 2021.05.21 mj72284@newspim.com |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장보다 2.8bp(1bp=0.01%포인트) 오른 4.074%를 기록했다. 다만 수정된 고용 통계 발표 직후 일시적으로 금리가 내려가며 10년물 금리가 4.04%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30년물도 2.8bp 상승해 4.727%에 마감했다. 단기물인 2년물 금리 역시 4.9bp 올라 3.544%를 가리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은 9월 FOMC에서 연준이 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100%로 반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0.5%포인트 '빅컷' 가능성은 약 7%에 그쳤다.
머피앤실베스트의 폴 놀테 시장 전략가는 "이번 수정치는 연준이 금리를 내리는 데 아무런 제약이 되지 않는다"며 "0.25%포인트 인하는 이미 결정된 수순"이라고 분석했다.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는 엔화를 제외한 대부분의 통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이날 달러화는 수정된 고용 통계 발표 이후 일시 하락했으나 이내 반등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3년물 국채의 강한 입찰 결과가 달러화 반등에 기여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미 재무부가 실시한 580억달러 규모 3년물 국채 입찰에서 발행 수익률은 3.485%로 결정됐다. 지난달 입찰 때의 3.669%에 비해 낮아진 것으로, 작년 9월 이후 최저치다.
응찰률은 2.73배로 전달 2.53배에서 높아졌으며, 이전 6개월 평균치 2.55배를 웃돌았다.
액션 이코노믹스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입찰은 가격 책정이 잘 되었으며, 최종 사용자 수요가 기록적이었다"며 "8월의 실망스러운 결과를 상쇄했다"고 평가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0.4% 오른 97.78을 기록했다. 유로/달러는 0.5% 하락해 1.1707달러까지 내려갔으며, 파운드와 호주달러·뉴질랜드달러 등도 모두 달러 대비 약세를 보였다.
이제 시장의 시선은 이번 주 잇따라 발표될 물가 지표에도 쏠려 있다.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차례로 공개될 예정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정책이 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가 관건이다.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의 엘리어스 하다드 전략가는 "연준이 고용을 물가 안정보다 우선시하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며 "달러 강세는 일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