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R5 재고 3주 수준, D램 출하 증가
3Q 영업익 10조 원대 전망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SK하이닉스가 내년 고대역폭메모리(HBM)4 조기 공급과 범용 메모리 반도체 호황을 기반으로 전고점 탈환에 도전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서버 확산과 공급망 재편이 맞물리며 업황 상승세가 빨라지고, 기술 격차와 조기 진입 효과가 겹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다시 노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재고는 3주 내외로 줄어들며 공급 여력이 빠듯해진 상황이다. 서버 교체 수요와 AI 추론 확산이 맞물리면서 D램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9%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뿐만 아니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도 가격이 오르면서 북미 서버 업체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가격 경쟁과 점유율 변동에 따른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실제 흐름은 이를 딛고 오히려 실적 반등의 발판을 넓혀 가는 모습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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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HBM4 12단 샘플 [사진=SK하이닉스] |
◆ HBM4 조기 진입, 선두 격차 공고화
특히 업계가 주목하는 대목은 차세대 HBM4다. 엔비디아가 차세대 칩에 요구하는 속도 기준을 끌어올린 데다 TSMC의 생산 일정까지 맞물리면서, 내년 초부터 이 조건에 맞춰 HBM4를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제한적이다. SK하이닉스는 오는 11월 고객 인증 완료가 유력해 가장 빠른 양산 체제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예상되는 HBM4 수요 80억Gb 가운데 약 70%를 SK하이닉스가 담당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HBM3E 12단 제품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도 있다. 그러나 업계는 세대 교체 과정에서 나타나는 불가피한 현상일 뿐이라고 본다. 판매가 내년 상반기에 집중될 경우 하락 폭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고, 오히려 HBM4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 기술 리더십은 더욱 굳건해질 수 있다는 평가다. 경쟁사들의 후발 진입이 예상되지만, 높은 속도 조건과 열 관리·전력 효율 같은 까다로운 요구를 단기간에 충족하기는 쉽지 않아 기술 격차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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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이천 M14 전경 [사진=SK하이닉스] |
◆ 증권가, 3분기 영업익 10조 원대 전망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3분기 매출은 23조4244억 원, 영업이익은 10조3045억 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직전 분기(매출 22조2320억 원, 영업이익 9조2129억 원)보다 각각 5%, 12% 늘어난 수치다. 전년 동기(매출 17조5731억 원, 영업이익 7조0300억 원)와 비교하면 매출은 33%, 영업이익은 47% 급증하는 셈이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HBM 판매 성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범용 반도체 호조가 겹치면서 성과급·임금 인상 등 비용 부담을 성공적으로 상쇄할 것"이라며 "이에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10조6000억 원에서 11조 원으로 상향한다"고 말했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