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KIA에서 8경기 5승 1패 ERA 3.57···팔꿈치 부상으로 팀 떠나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지난 시즌 KIA에서 뛰었던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가 결국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크로우는 19일(한국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장문의 글을 올리며 "야구는 내가 평생 동안 간직해 온 꿈이자 삶의 진정한 사랑이었다. 수많은 기쁨과 좌절, 성공과 실패가 뒤섞인 순간 속에서 야구는 내게, 그리고 내 가족에게 설명할 수 없을 만큼 큰 즐거움과 소중한 경험을 선물해 줬다"라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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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시절 윌 크로우. [사진 = 크로우 인스타그램] |
하지만 끝내 부상의 벽을 넘지 못했다. 크로우는 "안타깝게도 또다시 부상으로 인해 수술대에 오르게 됐고, 이는 곧 내 선수 생활이 마침표를 찍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물론 아쉽지만, 주님께서 내게 새로운 계획을 마련해 주실 것이라 믿는다"라며 "앞으로는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또 다른 길을 찾아 나설 예정"이라고 은퇴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그는 KIA 팬들에게 한국어로 진심 어린 감사 인사를 남겨 눈길을 끌었다. 크로우는 "건강을 끝까지 지키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고 안타깝다. 팔꿈치 수술에서 회복했을 때 가장 큰 목표 중 하나는 한국 무대에 복귀해 지난해 미처 완성하지 못한 일을 마무리하고, 다시 한번 우승에 보탬이 되는 것이었다"라고 털어놓았다.
팬들에 대한 애정도 잊지 않았다. 그는 "매일같이 보내주신 팬 여러분의 사랑과 응원은 내게 큰 힘이 됐다. 모든 메시지와 댓글을 다 확인하고 있지만, 일일이 답하지 못해 미안하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한국에서 보낸 시간은 내 선수 생활 중 가장 빛나는 순간이었고, 마음 깊이 간직할 추억으로 남아 있다. 언젠가 가족과 함께 다시 한국을 찾아 팬 여러분을 직접 뵙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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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 크로우가 팔꿈치 수술을 마쳤다. [사진 = 크로우 인스타그램] |
크로우는 지난해 KIA 유니폼을 입고 큰 기대를 모았다. 정규시즌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낙점되며 에이스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으나, 시즌 초반 팔꿈치 통증이 발목을 잡았다. 불펜 피칭 도중 통증을 호소하며 5월에 수술대에 올랐고, 결국 8경기 5승 1패 평균자책점 3.57의 기록만 남긴 채 시즌을 마무리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KIA와의 인연은 각별했다. 구단을 떠난 뒤에도 크로우는 SNS를 통해 꾸준히 응원의 메시지를 남기며 한국 무대와 팬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올 시즌에는 필라델피아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마지막 도전에 나섰으나, 트리플A에서 2경기 2패 평균자책점 11.57, 더블A에서 11경기 3승 3패 평균자책점 7.00으로 부진한 성적을 거두며 결국 글러브를 내려놓았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