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은 오락이 되고, 절망은 시청률이 되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베스트셀러 작가 스티븐 킹의 1982년작 '러닝 맨'(황금가지)이 출간됐다. 전체주의 국가가 된 미국에서 벌어지는 잔혹한 서바이벌 게임 쇼를 그려내며 데스 게임 장르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작품이다.

스티븐 킹이 다른 필명인 '리처드 바크만'으로 출간한 책이다. 빈부 격차, 환경오염, 자극적인 미디어가 지배하는 21세기를 무려 40여 년 전에 예측하고 그려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1987년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연의 동명 영화로 만들어져 큰 인기를 끌었으며, 글렌 파월 주연의 리메이크 영화 '더 러닝 맨'도 제작되어 올해 11월 개봉된다.
세계 경제가 파탄 났고, 환경오염이 목숨을 위협하는 2025년, 중병에 걸린 딸의 약값을 구하기 위해 주인공 벤 리처드는 잔혹한 게임 '러닝 맨'에 참가한다. 이 게임은 정부와 결탁한 방송사 '네트워크'가 만든 프로그램 중 하나로, 가장 위험하고 수익성이 높으며 전국으로 송출되고 있다.
공권력, '네트워크' 소속 '사냥꾼', 시청자의 감시를 피해 달려 30일 간 살아남는 것이 게임의 목표이며, 동시에 참가자는 자신의 영상을 녹화해 네트워크로 발송해야 한다. 대중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네트워크'라는 미디어를, 주인공 리처드는 생존 방법으로 택하며 이 게임은 끝을 향해 달려 나간다. 40년 전부터 미디어의 폐해를 예견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 작가의 통찰력과, 노련하게 써내려 나간 속도감 넘치는 전개를 모두 만나볼 수 있는 작품이다. oks3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