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추락사고 예방 위한 20대 건설사 CEO 간담회
"2~3주에 한번씩 정부부처 소집, 현장 안전 관리 시간 할애 어려워"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연이은 건설현장 사망사고로 정부가 안전 관리 기조를 한층 강화하면서 건설사 CEO들이 정부 주재 간담회에 자주 불려다니고 있다. 특히 고용노동부와 국토교통부 등 관련 부처가 CEO들을 대상으로 안전대책 논의와 책임 강조에 나서면서 건설사 경영진들은 실질적인 현장 관리보다 각종 회의와 보고서 대응에 더 많은 시간을 쏟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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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직업능력평가원에서 열린 중대재해 근절을 위한 20대 건설사 CEO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2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날 서울 중구 로얄호텔에서 추락사고 예방을 위한 건설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가 개최된다. 이날 간담회는 국내 시공능력평가 1위(2025년 기준) 삼성물산 건설부문부터 20위 KCC건설까지 20개사 CEO들이 참석한다.
표면적으로는 GS건설이 시공을 맡은 성동구 청계리버뷰자이 공사 현장에서 50대 근로자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한 데 따른 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달초 롯데건설과 대우건설 공사 현장에서도 연이은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건설현장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기 위한 정부 차원의 메시지 성격도 함께 지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간담회에서도 연이은 사망사고를 막기 위한 구체적 안전대책과 CEO 책임 강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부는 현장 안전 점검 강화, 추락사고 예방 장비 확충, 중대재해 발생 시 책임자 처벌 강화 등을 포함한 후속 조치를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주재로 지난달 14일 안전관리 간담회를 개최한지 한달여 만이다. 앞서 노동부는 지난 5월 서울 중구 로얄호텔에서 시평 상위 20대 건설사 안전임원들을 불러 산업안전보건본부장 주재 간담회를 열고 철저한 안전관리를 당부했다. 하지만 포스코이앤씨와 DL건설 현장에서 근로자 사고가 되풀이되면서 다시한번 CEO 소집이 이뤄진 바 있다.
노동부뿐 아니라 건설업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역시 10대 건설사 대표를 소집해 정부 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업계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시간을 가졌다.
일각에선 건설사CEO들이 2~3주에 한번 꼴로 정부부처 소집에 불려나가면서 정작 현장 안전 관리와 시공 품질 점검에는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CEO 일정의 상당 부분이 정부 간담회와 보고서 대응에 집중되면서 현장 점검은 부사장이나 임원에게 맡길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CEO들의 실질적 현장 참여가 줄어드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