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정 '검찰 출신이 범인 도피 도왔나' 묻자 침묵
이종섭·김계환은 각각 다섯 번째·여덟 번째 출석
이종섭 측 "수사외압 사실 아니다" 등 입장 고수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심우정 전 검찰총장이 30일 이명현 특별검사팀(특검팀) 소환조사에 출석했다. 그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출국금지 해제 조치에 관여했는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굳게 입을 다물었다.
심 전 총장은 이날 오전 9시 55분께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다. 그는 '인사정보관리단에서 이 전 장관 호주대사 임명에 문제없다고 보고했나', '이 전 장관 출국금지 사실 알고 있었나' 등 물음에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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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심우정 전 검찰총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 특검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5.09.30 leehs@newspim.com |
이어 '출국금지 심의 앞서 이 전 장관 출국금지 해제하자고 말한 사실 있나', '피의자를 출국시키는 게 검사 출신으로서 용납할 수 있는 일인가' 등 질문에도 묵묵부답한 채,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심 전 총장은 법무부 차관으로 있던 지난해 3월 이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과 출국 과정에 관여해 당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공수처는 당시 이 전 장관이 호주대사에 임명되자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는데, 법무부가 출국금지를 해제하며 이 전 장관이 출국할 수 있었다.
이에 '도피성 출국' 논란이 제기됐고, 이 전 장관은 중도 귀국해 호주대사 임명 25일 만에 사퇴했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의 도피성 출국 의혹과 관련한 범죄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지난달 박성재 전 장관, 심 전 총장, 이노공 전 차관 등 당시 법무부 인사들을 압수수색 한 바 있다.
특검팀은 심 전 총장을 상대로 출국금지 조치가 갑자기 해제된 경위, 대통령실 등 윗선의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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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다. 2025.09.30 yek105@newspim.com |
이날 특검 사무실에는 이 전 장관도 출석했다. 이날 오전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대통령이 전화로 화를 내서 이첩을 보류시킨 건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동안 우리가 낸 의견서 봤나, 거기서 다 들어있고 바뀐 거 하나도 없다"고 짧게 답했다.
이어 '사건을 빨리 경찰에 넘기는 것이 군사법원법 취지에 맞지 않나', '조사본부 재검토에 왜 계속 수정사항을 지시했나' 등 질문에도 "이미 다 설명했다"고 밝히며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피의자 신분인 이 전 장관은 이날까지 총 다섯 차례 소환 조사를 받는다.
그는 2023년 7월 채해병 사망 사건 당시 국방부 장관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수사외압 의혹의 핵심 윗선으로 꼽힌다. 그는 해병대수사단의 초동조사 결재를 번복하고 국방부 조사본부의 재검토 과정에도 외압을 행사했다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박정훈 해병대수사단장(대령)을 부당하게 집단항명수괴 혐의로 입건해 수사·기소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있다.
이 전 장관 측은 "수사외압 의혹은 사실이 아니고 장관의 수사기록 이첩 보류 지시는 적법하고 정당했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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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다. 2025.09.30 yek105@newspim.com |
특검팀은 이날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도 여덟 번째 소환했다.
이날 오전 10시 7분께 특검팀 사무실에 출석한 김 전 사령관은 '수사기록 제때 안 넘기는 것 자체가 문제될 것이란 생각 안 했나', '항명할 바에는 직권남용이 덜 위험하다고 생각했나'라는 질문에 침묵했다.
이어 '박 대령에게 이첩 사실 보고 받고 왜 1시간가량 가만히 있었나' 등 질문에도 묵묵부답한 채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김 전 사령관은 채해병 사건을 초동 조사한 박 대령에게 'VIP 격노설'을 최초 전달한 핵심 인물로 지목됐다.
그는 앞선 특검 조사에서는 격노설에 대해 부인하거나 진술을 거부했지만,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관련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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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직해병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채해병 특별검사팀(특검팀)이 30일 전 법무부, 국방부 관계자를 소환해 조사 중이다. 사진은 정민영 특검보가 지난 7월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 특검팀 사무실 브리핑룸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핌 DB] |
yek10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