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4 용지 기준 2746억만장 분량 정부 데이터 소실
공무원 전용 자료 저장소 'G드라이브' 복구 불가
화재로 중단된 647개 정부시스템 총 101개 복구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 본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공무원 전용 내부 클라우드의 자료 저장소인 'G-드라이브'가 손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저장소에 모든 자료를 보관했던 인사혁신처가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차장인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은 1일 정부세종청사에 열린 브리핑에서 "오늘 오후 2시 기준으로 (화재로 중단된) 647개 시스템 중 1등급 업무 21개를 포함해 총 101개(15.6%) 시스템이 복구됐다"고 말했다.
또 국정자원 화재와 관련해 보안에 대한 우려는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김 차관은 "화재 당시 대전센터 통신망의 보안장비는 일시 중단했지만, 시스템 가동 전 통신과 보안장비를 먼저 가동한 이후에 일반시스템을 가동해 보안 공백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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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윤호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행정안전부 장관)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행정정보시스템 화재 관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룰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10.01 gdlee@newspim.com |
하지만 이번 국정자원 화재로 공무원 전용 자료 저장소인 G-드라이브가 소실되면서 약 19만 1000명의 공무원이 상당 기간동안 축적한 데이터가 모두 사라지게 됐다. 사라진 G드라이브 용량은 858테라바이트(TB), A4 용지 문서 기준으로는 약 2746억만장 분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8월말 기준 G드라이브 이용자는 12만 5000명이다.
G드라이브에는 주요 업무자료인 업무 계획, 통계, 정책보고서, 업무편람 등이 유형별 문서함에 저장된다. 공무원 1인당 30기가바이트(GB)의 용량이 할당된다. 공무원들이 사무실을 비롯해 회의실, 자택 등 시간·장소·사용 기기와 관계없이 업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부처별 차이는 있지만, 인사처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 공무원 시험 응시생 한 명이 인사처 사무실에 침입해 성적을 조작하는 등의 부정행위를 저지른 이후 인사처는 개인 컴퓨터(PC)에 자료 저장을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업무 피해와 관련한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실 질의에서도 인사처는 'G드라이브 내 인사처 모든 업무자료 소실이 예상되며, 전 부서 업무에 차질이 예상된다'고 답했다.
다만 공무원 승진 인사나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등 제한된 범위에서 일부 기능은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2015년 인사처 출범 이후 기록된 모든 자료가 사라졌다고 봐야 한다"며 "정부 인사 정책을 어떻게 짜야 할지 모를 상황"이라고 전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G드라이브의 활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부처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은 '9월 한 달 국립묘지 안장 신청 자료가 사라졌다'고 보고했다.
한 정부부처 관계자는 "자주 사용하는 자료는 업무용 PC에 저장하는 경우가 많다"며 "업무별로 다소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화재로 소실된 G드라이브는 다른 시스템과는 다르게 '대용량'으로 운영되는 구조를 갖추고 있어 데이터를 여분으로 복사하지 않는다(백업)는 것이 행안부 측의 설명이다.
이날 중대본 브리핑에서 임정규 행안부 공공서비스국장은 "결재와 보고에 관련된 것은 G드라이 뿐 아니라 온나라시스템에 같이 저장돼 정부의 최종 보고서나 자료는 모두 보관했다고 보면 된다"며 데이터 복구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 차관은 "국회의 자료요구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문서 결재 및 문서 수발신이 이뤄지는 온나라 문서 시스템을 신속히 복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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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ope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