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유럽 주요국 지수가 7일(현지시간) 혼조세로 마감했다.
헬스케어와 은행주가 하락세를 주도한 반면, 명품주의 선전은 주가를 떠받치는 양상이었다.
프랑스에서는 야권 뿐 아니라 범여권에서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조기 퇴진 목소리가 나오는 등 정국이 갈수록 불안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에 비해 0.97포인트(0.17%) 하락한 569.27로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7.49포인트(0.03%) 오른 2만4385.78에,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4.44포인트(0.05%) 상승한 9483.58로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3.07포인트(0.04%) 뛴 7974.85로 장을 마쳤다.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75.18포인트(0.17%) 떨어진 4만3070.95에,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29.70포인트(0.19%) 내린 1만5527.00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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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의 증권거래소. [사진=로이터 뉴스핌] |
마크롱 대통령은 갈수록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다.
마크롱 1기 내각 때 첫 총리를 지냈던 에두아르 필리프 르아브르시(市) 시장은 이날 "현재 프랑스를 뒤흔드는 정치 위기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조기 대통령 선거 실시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필리프 시장은 마크롱 대통령이 처음 당선된 직후인 지난 2017년 5월 15일 총리에 임명돼 2020년 7월 3일까지 약 3년 2개월간 총리로 재직했다.
그는 "마크롱 대통령이 내년도 예산안이 통과된 후 조기 대통령 선거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해야 한다"며 "(오는 2027년 치러질 대선까지) 앞으로 18개월은 너무 길다. 지금 펼쳐지고 있는 정치 게임은 고통스럽다"고 했다.
여당인 르네상스의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가브리엘 아탈 전 총리도 "대통령의 결정을 더 이상 이해할 수 없다"며 "(대통령이) 이제 다른 것을 시도해야 할 때"라고 했다.
로이터 통신은 "마크롱 대통령이 임명한 총리가 2년 새 5명이나 교체됐다"며 "그의 사임이나 조기 총선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정국 불안이 극대화되면서 2026년도 프랑스 예산안이 수렁에 빠지고 프랑스의 재정과 국가부채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 멀티자산 전략가인 안시 추발리는 "금융시장에 가장 중요한 것은 예산이고, 이것이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프랑스 정부가 당분간 구성되지 않을 수 있어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랑스 지수는 올해 들어 8% 상승에 그치면서 유럽 주요국 중에서 최악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주요 섹터 중에서는 명품 섹터의 상승세가 눈길을 끌었다.
샤넬과 디올, 루이비통, 구찌, 보테가 베네타 등 주요 명품 브랜드들이 일제히 신제품을 출시하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가격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섹터 지수가 1.8% 올랐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와 케링은 모간스탠리가 투자의견을 '중립(equal weight)'에서 '비중확대(overweigh)'로 상향 조정하면서 각각 3.6%, 5.7% 상승했다.
반면 헬스케어 대형주는 0.43% 내리면서 이날 전체 시장을 짓누르는 역할을 했다.
덴마크의 제약업체 노보노디스크는 미국 법원이 이 회사의 의약품 가격 협상 프로그램에 대한 소송을 기각하자 2.8% 하락했다. 독일 바이엘도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는 골드만삭스 보고서에 따라 2% 떨어졌다.
은행 섹터도 0.98% 후진했다.
데이터 측면에서는 영국 주택 가격이 9월까지 1년 동안 1.3% 상승하며 예상보다 느린 상승을 기록했고, 독일 산업 주문은 8월 기준으로 네 달 연속 감소했다.
개별주 움직임으로는 스웨덴 건설업체 스칸스카가 제프리스가 투자의견을 '보유(hold)'에서 '매수(buy)'로 상향 조정하자 6.7% 급등했다. 프랑스 케이블 제조업체 넥상은 투자의견이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되며 4.9%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