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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오염' 트레이드에 대한 금과 국채시장의 엇갈린 시선

기사입력 : 2025년10월10일 14:25

최종수정 : 2025년10월10일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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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금값 급등을 설명하는 논리 중 하나는 '화폐오염', 즉 '화폐가치 훼손(debasement: 화폐가치 하락)'에 대한 대중들의 공포다.

달러와 유로를 불문하고 법정화폐 전반의 가치가 (실물자산 대비) 온전하지 못할 것이라는 공포 심리가 금 랠리를 추동하고 있다는 해석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대안화폐) 시장의 랠리를 설명하는 공통의 논리이기도 하다.

예·적금을 깨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는 주장도 마찬가지다. 화폐가치 훼손의 다른 이름은 인플레이션인데,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높아지는 상황이 걱정이라면 제품가격을 올려 매출액 증대를 꾀할 수 있는 기업의 주주가 되는 것은 (화폐오염에 대비한) 유용한 헤지 전략이 될 수 있다.

이처럼 대안적 화폐, 혹은 종이화폐보다 더 오랜 역사를 지닌 실물화폐(금, 은)에 대한 투자자들의 높아진 선호를 월가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라 칭한다 - 최근 금값이 온스당 4000달러를 돌파하며 새 지평을 열자 월가의 화두로 재부상했다. 본질적으로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이어지고 있는 큰 흐름이기도 하다.

☞화폐 오염과 자산시장의 공식 파괴①  / ☞화폐 오염과 자산시장의 공식 파괴② / ☞美 파월의 숙제② 금(金)값을 눌러야

이러한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화폐오염을 염두에 둔 베팅, 혹은 화폐오염의 공포를 헤지하려는 베팅)'는 기본적으로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 그래서 악화일로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을 것 같은 주요 국가들의 재정적자와 정부 부채 문제를 배경으로 한다.

영국 중앙은행의 금괴 [사진=블룸버그]

다만 현지시간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수석 시장 컬럼니스트 제임스 맥킨토시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딩'에 대한 금과 채권시장의 시선은 현재 크게 엇갈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화폐가치 훼손이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면 채권시장의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과 장기물 국채 금리도 여기에 호응해 들썩거려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의 추석 연휴 동안 글로벌 *정치 이벤트로 인해 주요국의 장기물 국채 금리가 소폭 올랐지만 채권시장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통제 불가능한 수준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믿지 않는 듯 하다.

*일본에서는 재정지출 확대와 낮은 금리를 선호하는 다카이치 사나에가 자민당 총재로 등극해 총리 취임을 목전에 두고 있고, 재정긴축을 둘러싸고 내홍이 깊어진 프랑스에서는 신임 총리가 한달도 못채우고 사퇴했다.

맥킨토시는 금 랠리의 배경에 정치인들이 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인플레이션이라는 손쉬운 방법을 택할지 모른다는 투자자들의 우려섞인 관측이 자리하고 있음에도, 정작 인플레이션에 가장 민감한 국채시장은 그러한 인식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실제 미국 국채시장내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을 보여주는 '5년 후 5년 동안의 기대 인플레이션(5-Year, 5-Year Forward Inflation Expectation Rate)'은 4월 저점에서 살짝 반등한 이후 2.3% 부근에서 횡보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더 높은 초장기물 국채(미국의 3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5월 한때 5.1%에 다가섰지만 지금은 4.7%로 낮아져 있다. 큰 틀에서는 올 들어 4.5~5%의 밴드 안에 머물러 있다.

미국 국채시장이 반영하고 있는 5년 후 5년 동안의 기대 인플레이션 추이 [출처=연방준비제도]

유럽도 마찬가지다. 유로존의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을 보여주는 '5년 후 5년 동안의 인플레이션 스왑'은 옆으로 기고 있는데, 이는 금값 랠리가 지난 8월 이후 한층 두드러진 이후에도 그러하다. 이 지표에만 의존하다면 채권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의 물가 통제 능력을 신뢰하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맥킨토시는 현재 개별 자산시장은 '디베이스먼트' 담론에 대한 제각각의 시각, 서로 다른 인플레이션 전망을 갖고서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저마다의 시장 고유 논리가 더해졌다. 일례로 금 랠리의 배경에는 '디베이스먼트' 스토리 외에도 지정학적 이슈와 중앙은행 금리정책에 대한 전통적인 반응 함수 등이 버무러져 있다.

위기 국면에서 미국(달러)은 훌륭한 도피처였지만 점점 미국(달러) 자체가 예측 불가의 존재가 되고 있다. '트럼프 2.0' 출범은 이를 더 심화시켰다. 주요국 외환보유고 운영자들은 '위기시 달러' 일변도에서 '위기시 금'으로 포트폴리오 조정을 꾀하고 있다.

또한 금리가 내릴 때(주요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금값이 오르는 것은 자연스러운데, 최근의 경우 금의 거침없는 랠리가 추종 매수를 불러들이는 소떼 효과도 낳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금값은 120% 넘게 상승했다 [사진=koyfin]

옆 시장을 달구고 있는 디베이스먼트 스토리가 무색하게도, 국채 금리 흐름이 차분한 배경에는 냉각 조짐을 보이는 미국 고용시장 흐름도 자리한다.

여기에다, 시장의 주류적 시각은 아니지만 '트럼프 2.0' 하에서 재정의 통화정책 지배가 극단으로 치달을 경우 일본은행(BOJ)식 국채수익률통제정책(YCC)을 도입해 장기물 국채 금리를 묶어둘 것이라는 전망도 월가 한켠에 둥지를 틀고 있다.

이 경우 미국 장기물 국채 금리의 위는 인위적으로 막히지만 달러의 아래가 크게 열릴 위험(달러 급락)이 자라난다. 이런 전개라면 달러로 표시되는 실물화폐(금,은)는 추가 상승 탄력을 얻게 된다.

☞노골화하는 트럼프의 통화정책 지배…부상하는 YCC 시나리오

디베이스먼트 스토리를 둘러싼 자산시장 내부의 엇갈리는 반응과 이질적 흐름이 무한히 지속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그런 만큼 맥킨토시는 시간을 두고 천천히 나타날 문제와 당장 나타날 수 있는 문제를 구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이 계속해서 분에 넘치는(너무 적은 세금징수와 너무 많은 재정지출) 재정지출과 부채 발행을 지속한다면 결국 미국 국채시장은 심각한 대 혼란에 직면할 것이다. 재정긴축과 인플레이션 사이에서 하나를 택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되면 정치인들은 인플레이션 상승이라는 손쉬운 길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기까지 이르는 데 앞으로 수 년이 걸릴 수 있다."

"당장에는, 경제가 지금처럼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가운데 일자리 감소가 일시적인 현상으로 판명날 경우 연준은 예상했던 금리 인하를 포기해야 할 것이다. 심지어 기준금리를 다시 올려야 할 수도 있다. 주식과 국채, 금 등 모든 자산이 가속 페달을 밟고 있을 때 연준이 브레이크를 밟으면 이들 자산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연준이 경기가 더 과열되도록 내버려두는 선택을 하거나,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해야하는 상황에 놓일 때만 비로소 디베이스먼트(화폐가치 훼손) 트레이딩이 제대로 만개할 것이다." 

osy7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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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신공항 공사기간 22개월 연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토교통부와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이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를 연내 재입찰하기로 했다. 앞선 사업자 선정이 네 차례나 유찰되고 수의계약 추진도 중단되면서 표류하던 사업에 대해, 정부와 공단이 정상화 로드맵을 마련해 다시 추진에 나선 것이다. 부산 강서구 가덕도신공항 예정지 부지가 내려다보이는 대항전망대에 위치한 비행기 모형 [사진=최지환 기자] 21일 국토교통부와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은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를 설계·시공 일괄입찰(턴키) 방식으로 연내 입찰 공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덕도신공항 사업이 네 차례 유찰되고 현대건설 컨소시엄과의 수의계약 절차가 중단된 이후 사업 지연 우려가 커진 데 따른 조치다. 정부와 공단은 입찰방식과 공사기간, 사업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기술 검토를 거쳐 사업 재개 방안을 마련했다. 가덕도신공항 공사는 부산 강서구 가덕도 일대 666만9000㎡에 활주로와 방파제 등을 포함한 공항 시설 전반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본래 개항 목표는 2029년 말이었으나, 올 5월 기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하 현대건설)이 해상과 육상을 아우르는 대규모 고난도 공사임을 고려할 때 108개월의 공사 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국토부가 지위를 박탈하면서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  입찰은 턴키 방식으로 추진된다. 해상 연약지반이 두껍게 분포한 가덕도 지역 특성을 고려해 토석 채취, 연약지반 처리, 방파제 설치, 해상 및 육상 매립, 활주로 설치 등 복합 공정을 유기적으로 연계할 수 있도록 시공사의 책임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선택이다. 공사기간은 연약지반 안정화 확보에 중점을 두고 기존 84개월에서 106개월로 연장했다. 정부는 지반 계측을 통해 안정화가 앞당겨질 경우 후속 공정을 신속히 연계해 전체 공기를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해상공사 장비 제작 기간과 공사용 도로 개설 등 사전 준비 기간도 반영됐다. 공사비는 당초 10조5000억원에서 건설투자 GDP디플레이터 상승률을 적용해 10조7000억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공단은 종합적 사업관리(PgM) 체계 도입을 통해 토목·건축·항행시설 등 복수 프로젝트를 통합 관리하고, 관계기관 협의체를 상시 운영해 안전과 품질을 관리할 계획이다. 정부는 연내 입찰 공고를 거쳐 사업자 선정과 기본설계를 진행하고, 2026년 하반기 우선 시공분 착공을 추진한다. 행정 절차와 공사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2035년 개항이 목표다. 공항 접근성 강화를 위한 도로·철도 인프라도 병행 추진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연구기관, 민간 등이 참여하는 거버넌스를 통해 지역 발전 및 북극항로 시대 대응 전략도 함께 마련할 방침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가덕도신공항은 여객·화물 수요를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관문 공항으로 건설돼야 한다"며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되, 관계기관과 협력해 사업이 최대한 신속히 추진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11-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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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 취임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박민경 인턴기자 = '대장동 개발 비리 특혜 사건' 항소포기 논란이 채 가시기도 전 박철우(53·사법연수원 30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21일 취임했다. 항소포기의 지휘 라인에 있던 박 지검장이 중앙지검장으로 오면서, 검찰 안팎에선 불만이 커지는 모습이다. 박 지검장은 이날 오전 9시께 중앙지검으로 첫 출근했다. 그는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대장동 수사팀에서는 지검장이 (대검찰청 반부패부장 시절) 항소포기 의견을 전달했다고 주장하는데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라는 질문에 "저에 대해 정확하지 않은 내용이 많이 퍼져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단 그는 어떤 내용이 정확하지 않은지에 대해선 "말씀드리기 적절하지 않다"며 답을 피했다.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이 21일 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박민경 인턴기자 = 2025.11.21 pmk1459@newspim.com 또 '항소포기 사태 당사자의 지검장 부임에 대해 직원들의 반발 목소리가 있다'는 지적에 박 지검장은 "검찰 구성원들이 반발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면 (항소포기)에 대한 입장을 말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엔 "아니 이해하고 공감하다고 했지 않은가"라며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외에 항소포기에 반발한 검사를 징계하는 것에 대한 입장 관련 질문도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답을 피했다. 박 지검장은 취임사를 통해 "요 근래만큼 그동안 쏟아부은 열정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은 박탈감과 자괴감이 드는 시기는 없을 것"이라며 "저 또한 억울한 감정을 부정할 수 없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본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간접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지검장은 대장동 항소포기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대장동 항소 기한이 만료된 후 수사·공판팀은 입장문을 통해 "모든 내부 결재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인 지난 7일 오후 무렵 갑자기 대검과 중앙지검 지휘부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수사·공판팀에 항소장 제출을 보류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후 대장동 수사·공판팀을 이끈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는 당일 오후 8시45분께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이던 박 지검장이 재검토 지휘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이던 박 지검장은 항소포기 관련 지휘에 깊이 관여한 인물로 지목됐다. 애초 항소포기 사태는 당시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던 노만석 전 대검 차장이 사의를 표하면서 일단락되고, 항소포기에 반발한 검사장들의 평검사 전보 징계 국면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박 지검장이 새롭게 임명되면서 내부 반발은 더욱 커지고 있다. 수도권의 한 고검 검사는 "항소포기 일련의 과정을 봤을 때 구체적인 설명이나 어떠한 언급도 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고 실제로 그랬다"며 "수사팀은 물론 중앙지검 내부 반감이 큰데, 어떻게 조직을 안정화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도 "조직에 칼을 꽂은 공으로 좋은 자리를 차지한 사람이 어떻게 조직을 안정화하겠다는 것인가"라며 "내부 반발만 더욱 커질뿐이다. 제대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거라고 전혀 기대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hyun9@newspim.com 2025-11-2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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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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