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연일 최고가
AI수요와 감산으로 재고 4~5주 그쳐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60% 상승
"반도체 영업익 2018년 고점 넘어설 듯"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반도체주가 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우며 증시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외국인 자금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되면서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지수를 끌어올리는 구조다.
시장에서는 이번 랠리를 이재명 정부 부양책의 효과로 보기보다 4월 이후 이어진 글로벌 반도체 지수 강세와 AI(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확대, 메모리 공급 구조 변화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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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AI생성이미지] |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6.07% 오른 9만4400원에 장을 마쳤다. SK하이닉스는 7.96% 급등하며 42만7000원에 마감했다.
연휴 기간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 반도체주가 일제히 오르며 호재가 한꺼번에 반영된 영향이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4월 이후 60% 이상 상승하며 외국인 자금이 글로벌 반도체 섹터로 재유입됐고, 이 흐름이 국내 대형주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상승 흐름이 본격화되며 9만원대를 넘어섰다. SK하이닉스 역시 6월을 기점으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해 9월 이후에는 AI 수요 폭증 기대감이 더해지며 주가가 급등, 이날 장중 한때 43만9250원으로 1년 새 최고가를 경신했다.
시장에서는 반도체주 랠리 배경으로 '공급 절제 속 수요 폭증'을 꼽는다. 글로벌 AI 기업들의 투자 규모가 기존 예상을 크게 상회하고 있지만, 메모리 업체들은 여전히 보수적인 증설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 결과 재고는 4~5주 수준으로 정상 범위를 밑돌고 있으며, 가격 협상력이 공급사로 완전히 넘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픈AI와 AMD의 대규모 GPU 계약, xAI의 투자 확대 등 글로벌 AI 인프라 구축이 오히려 가속화되고 있다"며 "타이트한 수급 상황이 유지되는 가운데 이번 메모리 사이클이 2017년보다 더 길게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공급 조절 효과는 밸류에이션에도 변화를 만들고 있다. 과거 메모리 업황은 재고와 가격에 따라 이익이 급등락했지만 최근에는 고사양 제품 중심으로 구조적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HBM4와 차세대 폼팩터인 SO-CAMM2 등 신규 메모리 규격이 시장에 도입되면서 단가 상승 여력이 커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AI 서버 확산과 함께 메모리의 기술적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단순 부품이 아닌 연산 자원으로 재평가되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절제된 자본지출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공급과잉 우려가 낮다"고 진단했다.
이익 레벨이 과거 사이클과 다르게 형성되고 있다는 점도 이번 랠리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오픈AI의 HBM 수요는 현실적으로 과장된 부분이 있지만, 국내 업체 실적이 향후 3~4년간 한 단계 높아질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며 "2026년까지 반도체 영업이익이 2018년 고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AI 투자가 전 산업으로 확산되면서 반도체 업황이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 중"이라며 "공급능력과 기술 경쟁력을 모두 갖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 폭이 당분간 시장을 압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onew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