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들어 5번째 공습, 총 27명 사살돼
WP "의회 군사작전 권한 제한 시도 무산 뒤 감행"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미국이 베네수엘라 인근 공해상에서 마약 밀수 의심 선박을 공습해 6명을 사살했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각) 밝혔다. 베네수엘라 인근 공해상에서 이뤄진 마약 운반 의심 선박을 겨냥한 미군의 공습은 이번이 다섯 번째로 모두 27명이 사살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오늘 아침 최고 사령관인 내 권한 아래 전쟁(국방)부 장관 미 남부사령부 관할 구역 내에서 베네수엘라 해변을 막 떠나 마약을 운반 중이던 지정 테러조직(DTO) 관련 선박에 대한 치명적인 물리적 공습을 명령했다"고 썼다. 이어 "정보 당국은 해당 선박이 마약을 밀매 중이었으며, 불법 마약 테러 조직과 연관돼 있다고 알려진 DTO 경로를 따라 이동중임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공습이 공해상에서 이뤄졌고, 마약 테러리스트 6명이 사망했지만 미군 병력은 누구도 다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공습 당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도 함께 올렸다. 영상에선 선박이 폭격을 받은 뒤 불길에 휩싸이는 장면이 담겼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번 공격은 대통령의 군사작전 권한을 법으로 제한하려는 의회의 시도를 공화당이 가까스로 저지한 직후 이뤄졌다. 신문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제껏 공습을 당한 선박이 실제로 마약을 운반했다는 증거나, 탑승자 신원, 국적 등에 관한 구체적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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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15일, 백악관 공식 X(구 트위터) 계정에 게시된 동영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으로 향하던 베네수엘라 마약 카르텔 선박에 대한 미군의 공격이라고 밝힌 장면을 담고 있다. 최근 몇 주 사이 마약 밀수 혐의 보트에 대한 미국의 두 번째 군사 공격이기도 하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중남미 마약 카르텔과 '무력 충돌(armed conflict)' 중이기 때문에 공습이 합법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의회는 공식적으로 대통령의 무력 사용을 승인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여기다 의원들은 행정부의 군사적 목표 및 정보 부족에 대한 우려를 표했지만 지난주 상원에서 민주당 주도의 공습 금지 조항이 담긴 법안이 공화당의 반대로 근소한 차이로 부결됐다고 WP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다수 중남미 카르텔을 해외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는 행정한 뒤 최근 마약 밀수선에 대한 연이은 공습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이 테러조직과 무력충돌 상태여서 이들에 대한 군사작전은 의회의 사전 승인이 없어도 합법적이라는 것이다.
dczoo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