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협상 결과 대체로 "선방했다"
한미 정부 발표내용 달라 엇박자
대미투자 2000억달러 해석 분분
MOU 체결 앞서 합의안 공개해야
[세종=뉴스핌] 최영수 선임기자 = 한미 관세협상 결과 대체로 "정부가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정부가 구체적인 협상 결과를 공개하지 않아 뒷말이 무성하다.
특히 정부가 발표하지 않는 내용들을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측이 언급하면서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정치권에서도 정부가 협상 결과를 즉시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 한미 관세협상 타결했지만…합의문 없이 '끙끙'
3일 산업통상부와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9일 한미 관세협상 타결 이후 합의문을 작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관세협상 결과에 대한 평가는 전반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안보와 경제 그리고 산업협력을 함께 아우르는 통 큰 협상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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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 계기로 한미 정상회담을 하기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
대미 수출 자동차 관세가 현재 25%에서 15%로 낮아진다. 이르면 11월 1일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대미투자 관련 법안을 제정해야 하는데, 법안이 제출되는 달 첫날부터 적용하기로 한미 양국이 합의했다. 따라서 대미 투자 양해각서(MOU) 체결 및 법안 제안 절차를 신속하게 추진할 방침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등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품목이 미국 시장에서 경쟁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관세를 적용받게 됐다"면서 "그간 우리 수출에 제약요소로 작용한 불확실성이 관세인하 대상과 시기가 구체화되면서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 "하루 이틀이면 충분하다"던 합의문 공개 하세월
하지만, 구체적인 협상 결과 공개가 늦어지면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정부가 발표하지 않은 내용들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급하면서 관련 업계의 불안감이 가시질 않는 상황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이번 협상에서 반도체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언급했고, 트럼프도 자신의 SNS에 새로운 내용들을 잇따라 언급하면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달 29일 관세협상 결과 브리핑에서 "관세협상 MOU 내용은 거의 정리가 됐다"면서 "하루 이틀이면 충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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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부는 29일 구두 발표 이후 구체적인 내용은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주무부처인 산업부도 협상 결과와 관련 묵묵부답이어서 혼선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관세협상 결과와 관련 합의내용은 아직 정리된 것이 없다"면서 "언제 발표될 지 확정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부가 협상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우물쭈물하자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도읍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31일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 "이재명 정권은 지금이라도 합의문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번 협상 발표문에는 투자 프로젝트의 선정 기준, 투자금 회수 구조, 수익 배분 방식 등 핵심 내용이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전종덕 진보당 의원도 "최근 여론조사에도 '국민의 80%가 시간이 걸려도 우리 측 불이익을 줄여야 한다'고 답했다"면서 "시간도 민심도 모두 우리 편이었는데, 굳이 왜 서둘러 합의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 주권정부를 자처한 이재명 정부가 국민 뜻에 반하는 굴욕적인 협상을 해놓고, 마치 최선의 방어를 한 것처럼 표현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최악을 피했을지 모르지만, 좋게 평가해도 차악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drea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