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50% 관세 부과로 印 경제 성장세 둔화 우려 커지며 국채 수익률 상승세
RBI, 지난 주 공개 시장서 20억 달러어치 국채 매입
9~10월 두 달간 현물 시장서 200억 달러 이상 순매도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미국이 부과한 고율 관세가 인도 경제 성장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전망이 인도 자산에 타격을 입히고 있는 가운데, 인도 중앙은행(RBI)이 환율 방어 및 채권 시장 안정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2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RBI는 투자자들의 국채 수익률 상승 요구와 루피화 약세 방어를 위해 채권 시장과 외환 시장에 적극 개입하고 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RBI는 국채 수익률 상승 억제를 위해 지난 주 약 20억 달러(약 2조 9354억 원) 규모의 국채를 매입했다. RBI와 함께 여러 기관이 포함된 '기타' 부문의 채권 매수액은 약 23억 달러로, 이는 2021년 2월 이후 최대 규모다.
RBI는 동시에 루피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10월까지 두 달 동안 현물 시장에서 200억 달러 이상을 순매도한 것으로 추산된다.
대출 증가세가 회복되기 시작하던 시기 달러 매도로 루피화 유동성이 위축됐고, 이것이 RBI가 유통 시장에서 채권을 매입함으로써 시장에 유동성을 투입하는 계기가 됐을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ICICI 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A.프라사나는 "정부와 RBI가 장기 부채의 높은 차입 비용에 대해 우려하고 있음이 분명하다"며 달러 매도에 대해서도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는 문제(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로 인해 루피화가 기록적인 수준까지 절하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루피화 등 인도 자산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루피화는 올해 들어 3.45% 하락하면서 아시아 통화 중 두 번째로 약세를 보이고 있고, 채권 시장은 과도한 국채 공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도 증시 또한 미·인 무역 합의 지연 속 루피화 약세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출을 겪으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아시아 지역 증시에 비해 초라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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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루피화[출처=블룸버그통신] |
다만 미국과의 무역 합의로 관세 리스크가 사라진다면 상황이 반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HSBC홀딩스는 "미국의 관세가 현재의 50%에서 20%로 낮아지면 인도 경제 성장률이 0.5%포인트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자산군 전반에 걸친 상승세를 촉발하기에 충분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소시에테 제네랄과 골드만삭스도 내년에 경제 성장세가 안정을 되찾고 무역 관계가 개선됨에 따라 인도 자산이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RBI는 내달 초 통화정책위원회(MPC) 회의를 열고 기준 금리를 결정한다.
ICICI증권의 프라사나는 RBI가 다음 달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인하할 경우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현재의 6.48% 수준에서 6.40%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코탁 마힌드라 은행과 아디티야 비를라 선 라이프 AMC 분석가들은 RBI가 향후 몇 달 동안 1조 루피 규모의 채권을 추가 매입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한다.
시티 인디아의 시장 책임자인 아디티야 바그리는 "은행 시스템 유동성도 최고치 대비 줄어들었다"며 "이로 인해 RBI가 공개 시장 매수를 통해 개입할 여지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hongwoori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