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항소 신중론' 전달에 외압 의혹...정쟁 확산 불가피
"검찰개혁의 향후 방향에 대응할 주체가 부재" 檢 내부 우려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사의를 표명했다. 이는 검찰이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에 대한 항소 포기 결정을 내린 지 닷새 만의 일이다.
12일 대검찰청 대변인실은 "금일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사의를 표명했다"며 "자세한 입장은 퇴임식에서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노 대행은 지난 7월 심우정 검찰총장 사퇴 이후 직무대행으로 임명된 지 약 4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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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사태로 검찰 내부에서 사퇴 압박을 받는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하루 휴가를 마치고 12일 오전 업무복귀를 위해 대검찰청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2025.11.12 yym58@newspim.com |
노 대행은 최근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에 대한 항소 포기 결정을 주도한 이후 검찰 내부로부터 강한 비판에 직면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7일 대장동 민간사업자들의 1심 판결에 대해 항소 시한인 자정까지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았다.
당시 중앙지검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에 대해 무죄가 선고된 1심 판결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항소 의견을 냈으나, 대검 지휘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법무부가 항소 포기 방침을 전달하며 검찰에 외압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항소 포기 결정 이후 검찰 내부의 불만은 빠르게 확산됐다. 지난 10일 대검 연구관으로 근무 중인 평검사들이 노 대행의 사퇴를 요구했으며, 전국의 검사장 18명과 차장검사급 지청장들도 항소 포기 결정의 경위를 명확히 설명하라고 촉구했다.
노 대행은 10일 대검찰청 과장들이 비공개 면담 자리에서 사퇴를 요구하자 "법무부 차관이 항소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며 몇 개의 선택지를 제시했다. 선택지 모두 사실상 항소 포기를 요구하는 내용이라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노 대행은 "검찰이 처한 어려운 상황이나 용산·법무부와의 관계를 생각해 따라야 했다"는 취지의 설명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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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사태로 검찰 내부에서 사퇴 압박을 받는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하루 휴가를 마치고 12일 오전 업무복귀를 위해 대검찰청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2025.11.12 yym58@newspim.com |
같은 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대검찰청에 대장동 개발 사건 항소를 신중하게 판단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지만, 노 대행에게 직접 의견을 전달했는지에 대해서는 "장관 취임 이래 노 대행과 직접 연락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노 대행은 전날 하루 연가를 내고 자택에서 거취 문제를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늘 오전 8시 40분께 대검 청사로 출근한 그는 '용퇴 요구에 대한 입장이 있는가', '이진수 법무부 차관으로부터 수사지휘권 관련 언급을 들었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청사로 들어갔다.
노 대행은 사임 의사를 밝혔지만, 이미 검찰의 항소포기 결정을 두고 여야 간 정쟁에 불이 붙은 상황이라 앞으로도 논라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전날 여야 원내대표는 '대장동 개발 비리 항소 포기' 관련 국정조사 추진 문제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추후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장진영(46·사법연수원 36기) 서울북부지검 형사3부장은 전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총장 대행뿐만 아니라 항소 포기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모든 이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비겁하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든 비겁함의 책임을 총장 대행 한 사람에게 전가하는 것은 검찰의 또 다른 마녀사냥 행태"라며 "총장 대행이 물러난다면 검찰개혁의 향후 방향에 대응할 주체가 부재하게 될 것인 만큼, 명확한 대안 없이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abc123@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