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영국의 BBC 방송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설을 폭력을 선동한 것처럼 보이게 편집해 방영했다는 논란에 대해 13일(현지 시간) 공식 사과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측의 손해배상 요구는 거부했다.
BBC는 이날 성명을 통해 "영상 클립이 편집된 방식에 대해 진심으로 유감을 표한다"면서도 "명예훼손 소송의 근거는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보상 요구는 수용할 수 없으며, 문제의 프로그램은 재방송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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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의 BBC 방송 사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BBC가 자신의 연설을 악의적으로 짜깁기해 왜곡, 자신을 "폭력 선동자로 둔갑시켰다"고 강하게 반발하며 법적 대응 의지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4일까지 BBC에 요구한 조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10억 달러(약 1조 5천억 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공식 통보했다.
논란의 발단은 BBC가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직전 방영한 '트럼프: 두 번째 기회?' 특집 다큐멘터리에서 비롯됐다. 최근들어 제작진이 미 의회 폭동이 일어난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연설의 세 부분을 한 문장처럼 짜깁기 편집, 트럼프가 의회 폭동을 직접 선동한 것처럼 보이게 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문제가 된 편집을 둘러싼 책임론이 커지면서 지난 9일 BBC의 팀 데이비 사장과 데버라 터네스 뉴스·시사 보도국장이 사임했다.
BBC는 내부 조사를 통해 "편집이 시청자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폭력을 사실상 촉구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인상을 줄 수 있었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를 통해 시청자 신뢰를 훼손했다고 판단하고 내부 쇄신을 약속했다.
kckim10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