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7 가격 동결에 S26 기본형 799달러 맞추기 총력
울트라 모델은 성능 차별화…라인업 투트랙 전략 유지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삼성전자가 차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6'의 설계를 막판에 뒤집으며 디자인보다 가격 경쟁력에 방점을 찍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당초 전작 대비 얇은 두께와 늘어난 배터리 용량을 앞세워 '슬림 프리미엄'을 노렸지만, 애플이 차기 아이폰17의 가격을 동결하자 원가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급선회한 것이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S26은 799달러 가격 고정이 최우선 목표'라는 기조가 사실상 자리 잡은 것으로 파악됐다.
14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는 갤럭시 S26 기본 모델의 두께를 전작 수준으로 되돌리기로 하고 지난 달부터 설계를 다시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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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럭시 S25 울트라. [사진=삼성전자] |
S26 기본형은 전작보다 0.3mm 얇아진 6.9mm로 사실상 개발이 끝난 상황이었다. 배터리 용량도 당초 4900mAh로 전작 대비 대폭 늘리려고 했으나, 직전 모델보다 소폭 늘어난 4300mAh로 재조정됐다. 익명을 요청한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설계가 거의 끝난 상태에서의 이 정도 조정이 일어난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글로벌 부품 가격 상승과 애플의 가격 전략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애플은 아이폰17 기본 모델을 전작과 동일한 799달러로 출시하는 가격 동결 정책을 택했고, 현재 해당 모델은 구매 대기 기간이 한 달에 달할 정도로 시장 반응이 긍정적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부품 가격이 올라가 전반적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기본 모델만큼은 799달러 가격을 고수하기로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원가 절감을 위해 다양한 방안이 고려됐지만, 사양 조정 외에는 사실상 선택지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아이폰보다 비싸게 기본 모델을 내놓기 어려울 것"이라며 "경쟁사 대비 가격 진입장벽이 너무 높으면 소비자 선택을 받기 쉽지 않은 환경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플러스 모델과 울트라 모델 역시 기본 사양 변경 폭은 크지 않다. 플러스는 두께와 배터리 용량이 전작과 동일하며, 울트라 역시 두께는 0.3mm 얇아진 7.9mm이지만, 배터리 용량은 전작과 동일한 수준(5000mAh)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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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럭시 S25 시리즈. [사진=삼성전자] |
MX사업부 내부에서는 이번 S26 시리즈 라인업 전략을 기본모델은 가격 경쟁력, 플러스는 균형, 울트라는 프리미엄 기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콘셉트에 맞춰 모델별 칩셋(AP) 구성도 명확히 구분된다. 국내와 유럽 등 주요 시장에 출시되는 S26·S26 플러스에는 삼성전자의 자체 차세대 모바일 AP 엑시노스 2600이, 울트라 모델에는 전량 퀄컴의 스냅드래곤 칩셋이 적용돼 프리미엄 라인업의 성능 차별화를 강화한다.
AP 구성뿐 아니라 디스플레이에서도 울트라 모델의 차별화 전략이 두드러진다. S26 울트라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플렉스 매직 픽셀' 기술이 적용돼 기기 자체에서 사생활 보호화면을 설정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스마트폰 구매 이후 추가 필름 부착으로 가능했던 사생활 보호 모드가 스마트폰 자체 기능으로 탑재된 셈이다. 해당기능은 사용자 설정에 따라 기능을 활성화하거나 해제할 수 있다.
모바일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시장에서 울트라 중심의 기술 경쟁, 중상위 시장에서는 가격 방어를 통한 점유율 유지라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분석한다.
모바일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설계가 거의 마무리된 단계에서 이 정도 규모의 사양 조정을 단행한 것은 가격 경쟁이 얼마나 심화됐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울트라로는 프리미엄 차별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기본형으로는 아이폰과의 가격 동선을 맞추려는 투트랙 전략은 현재 스마트폰 시장 현실을 잘 반영하고, 삼성 입장에서도 가장 현실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a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