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라이언스, 러시아 원유의 최대 인도 구매자
"내달부터 러시아 이외 지역서 원료 조달할 것"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인도 최대 민간 정유사인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릴라이언스)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했다. 미국과 유럽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에 취한 제재 조치를 준수하기 위함이다.
21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릴라이언스는 전날 성명을 통해 20일자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릴라이언스는 이어 오는 12월 1일부터는 자사의 모든 수출 제품 원료를 러시아 이외 지역에서 조달할 것이라며, 내년 1월 21일부터 러시아산 원유로 만든 제3국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기로 한 유럽연합(EU)의 조치를 따르고자 해당 조치 발효 이전에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도의 대형 정유사들 중 EU 조치와 관련,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한 것은 릴라이언스가 처음이다.
EU는 지난 7월 러시아산 원유로 만든 제품 수입을 금지하기로 했다. 러시아의 자금줄을 차단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지난달 22일에는 미국이 러시아 대형 석유기업인 로스네프트와 루코일을 제재명단이 올리면서 11월 21일까지 이들 기업과의 거래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도록 했다. 21일 이후에는 미국 제재 조치가 전면 이행된다.
인도 재벌 무케시 암바니가 이끄는 릴라이언스는 러시아 원유의 최대 인도 구매업체로, 러시아 국영 석유 기업인 로스네프트로부터 하루 약 50만 배럴의 원유를 장기 구매하는 계약을 맺어 왔다.
릴라이언스는 직접 계약 외에도 중개업체를 통해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하면서 인도 전체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릴라이언스의 이번 결정은 미국이 인도에 러시아산 원유 수입 중단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기도 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싼값에 대량 구매하면서 러시아에 전쟁 자금을 대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8월부터는 25%의 제재성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현재 미국의 인도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은 50%까지 높아진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원유 수입 중단을 약속했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이달 11일에는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이 상당히 줄었다며 인도에 대한 관세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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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편, 인도는 세계 3위의 원유 수입국이자 소비국이다. 하루 약 550만 배럴의 원유 소비량 중 87%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인도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쟁이 발발한 뒤 미국 등 서방의 제재로 판로가 막힌 러시아산 원유를 싼값에 구입하며 중국의 뒤를 이은 세계 제2대 러시아 원유 수입국이 됐다.
현재 원유 수입량의 35~40%를 러시아로부터 공급받고 있는 가운데, 로스네프트와 루코일이 전체 공급량의 60%를 담당하고 있다.
hongwoori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