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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신탁, 계열사 이어 케이리츠운용도 매각 추진...회생절차 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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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산운용·무궁화캐피탈 매각 '순항'…나머지도 정리 수순
케이리츠운영, 매출 반토막·순손실 117억…금융당국 징계 '직격탄'
'P-Plan' 회생 가능성…무궁화신탁 정상화 '고비'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지난해 자산 건전성 리스크에 직면했던 무궁화신탁이 생존을 위한 고강도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 자회사인 현대자산운용과 무궁화캐피탈 매각 작업은 윤곽을 드러내고 있지만, 다른 계열사인 케이리츠투자운용(케이리츠운용)은 매각이 난항을 겪으며 당초 예상 시점을 훌쩍 넘겼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기록적 실적 악화와 금융당국 제재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는 케이리츠운용이 결국 법원 회생절차를 밟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 현대자산운용·무궁화캐피탈 매각 '순항'…케이리츠운용은?

2일 투자 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무궁화신탁이 핵심 계열사인 현대자산운용, 무궁화캐피탈, 케이리츠운용 등 3사 매각을 추진하는 가운데, 현대자산운용과 무궁화캐피탈 매각이 속도를 내면서 케이리츠운용의 향방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계열사 중 규모가 가장 큰 현대자산운용은 제일건설 등과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며, 부실이 심화된 무궁화캐피탈은 법원 회생 절차를 통한 매각 방식으로 가닥을 잡았다.

문제는 당초 알짜 매물로 분류되었던 부동산 리츠(REITs) 전문 회사인 케이리츠운용이다. 케이리츠운용은 무궁화신탁이 유동성 위기 타개를 위해 현대자산운용과 더불어 매각 카드로 꺼내 든 곳이었다. 하지만 올해 초 진행된 매각 작업이 원매자들의 이탈로 무산된 이후, 현재까지 뚜렷한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케이리츠운용이 단순한 매각 대상이 아니라, 무궁화신탁의 발목을 잡는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 매출 반토막·순손실 117억…금융당국 징계 '직격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케이리츠운용의 매출은 82억6000만원으로, 전년(165억3000만원) 대비 정확히 50% 급감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신규 리츠 설립과 자산 매입·매각 자문 등의 딜(Deal)이 끊기면서 수수료 수익이 반토막 난 탓이다.

수익성 지표는 더욱 처참하다. 2023년 53억원의 흑자를 냈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117억5000만원의 순손실로 돌아섰다. 영업이익 역시 26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벌어들이는 돈은 줄었는데 비용은 오히려 늘어나는 전형적인 부실기업의 형태를 띠게 된 것이다.

적자의 주범은 보유 자산의 부실화다. 케이리츠운용은 지난해 금융 비용으로만 54억원을 지출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5배 가까이 폭증한 수치다. 회사가 고유 계정으로 투자한 펀드 수익증권과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지분의 가치가 폭락하면서 약 51억원의 평가손실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양양 하이엔드 호텔 개발사업 등 투자한 사업장들이 좌초 위기에 몰리며 자산 가치를 갉아먹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금융당국의 제재까지 더해졌다. 케이리츠운용은 지난 1월 2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직무 정보 이용 금지 위반 등의 혐의로 3개월간 신규 펀드 설정 금지 조치와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자산운용사에 있어 신규 펀드 설정 금지는 사실상 영업 정지나 다름없는 중징계다.

이 제재는 지난 1월 진행되던 매각 입찰에 찬물을 끼얹었다. 당시 실사를 진행하던 복수의 원매자들은 징계 소식이 전해지자 잇달아 인수를 포기했다. 부실 자산이 산재한 데다 영업 활동마저 제한된 회사를 제값을 주고 살 이유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로 인해 케이리츠운용은 시장에서 정상적인 M&A 매물로서의 매력을 상실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P-Plan' 회생 가능성…무궁화신탁 정상화 '고비'

업계에서는 케이리츠운용이 앞서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무궁화캐피탈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무궁화캐피탈 역시 부동산 PF 부실로 장부 가액이 1년 만에 87%나 증발하며 자본 잠식 위기에 처하자, 결국 자력 매각을 포기하고 법원 주도의 회생 절차를 선택했다.

케이리츠운용의 자본총계는 2023년 말 476억원에서 지난해 말 343억원으로 28% 쪼그라들었다. 100억원대가 넘는 적자가 지속될 경우 자본 잠식은 시간문제다.

결국 현실적인 대안은 사전회생계획안(P-Plan)을 활용한 매각이다. P-Plan은 법정 관리하에 기존 채무를 동결·조정하고, 우발 채무 고리를 끊어낸 뒤 신규 자금을 수혈받는 방식이다. 인수자 입장에서는 숨겨진 부실 리스크를 털어낸 '클린 컴퍼니'를 인수할 수 있어 인수 부담을 덜 수 있다.

현재 케이리츠운용의 재무 상태와 규제 리스크를 고려할 때, 기존 매각 방식으로는 거래 성사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무궁화신탁 입장에서도 선택의 여지가 없다.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이 지난해 기준 69%까지 추락한 상황에서 자회사 매각을 통한 현금 확보는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는 것이다.

부동산 호황기 공격적인 투자의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고 있는 무궁화신탁이 핵심 자회사들을 헐값에 넘기거나 법원 손에 맡겨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케이리츠운용의 처리 방향은 무궁화신탁 경영 정상화의 성패를 가를 마지막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경영난 속에서 신탁사들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자회사 매각을 통한 구조조정 절차에 들어가는 방법을 고르게 된다"며 "결국 매도자와 매수자 간 합의를 통해 매각 방식이 결정될 것"이라고 봤다.

dos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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