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가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등번호 51번을 후배 문현빈(한화)을 위해 기꺼이 내놓았다.
이정후는 2일 서울 강남구 라움아트센터에서 열린 한 언론사 시상식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뒤 취재진들 앞에서 "번호 욕심 진짜 없다. (문)현빈이가 태극마크 달고 자기 번호로 뛰는 경험을 꼭 해봤으면 좋겠다"며 대표팀에서 등번호를 양보할 뜻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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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후. [사진=로이터 뉴스핌] |
대표팀에서는 선배에게 번호 우선권이 돌아가는 게 관례지만, 이정후는 후배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그는 "이미 51번을 달고 많이 뛰어봤다"며 "국가대표 유니폼에 자기 번호가 새겨져 있다는 건 선수에게 정말 큰 자부심이다. 현빈이가 그 감정을 느껴봤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새 번호에 대한 고민도 끝낸 상태다. 그는 "혹시 몰라 플랜B, 플랜C 번호까지 다 준비해놨다"며 활짝 웃었다. 이정후는 "예전에는 시상식 막내라 인사 다니기 바빴는데, 이제는 먼저 인사 오는 동생들이 생겼다"며 "3년 전과는 상황이 많이 달라진 것 같아 신기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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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후와 같은 등번호 51번을 사용하는 문현빈. [사진=한화] |
올 겨울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키움 시절 팀 선배 송성문에 대한 덕담도 잊지 않았다. 이정후는 "성문이 형이 상 받는 걸 보니 옛날 제 생각이 난다"고 농담을 던진 뒤 "형의 위상이 많이 높아졌다. 이렇게 같이 축하해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입단 2년차인 올 시즌 샌프란시스코 주전 중견수로 자리 잡은 그는 몸 상태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작년에는 어깨 재활 때문에 근력운동을 많이 못 했는데 올해는 완벽하다. 타격 감각을 잃지 않으려고 예년보다 일찍 배팅 훈련도 시작했다"고 밝혔다.
WBC 준비 일정도 공개했다. 팀 사정상 1월 사이판, 2월 오키나와 캠프 합류는 어렵지만 "개인 훈련 후 미국에서 시범경기를 소화하고 대표팀에 합류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도쿄돔 평가전을 지켜본 그는 후배들을 향해 "만원 관중 압박을 미리 경험한 건 큰 자산"이라며 "본선에서는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격려했다.
zangpab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