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용의자 아들 체포해 수감 중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간) 자신을 강하게 비판해 온 할리우드의 유명 영화 감독 롭 라이너와 그의 아내 미셸 싱어 라이너가 피살이 자신에 대한 발작 증후군과 관련돼 있다는 애도 메시지를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을 통해 "어젯밤 할리우드에서 매우 슬픈 일이 일어났다"고 적은 뒤, 라이너 감독을 "고통받고 애쓰던, 그러나 한때는 매우 재능 있었던 영화 감독이자 코미디 스타"라고 표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라이너 감독이) 트럼프 발작 증후군(TDS)'으로 불리는 이성을 마비시키는 질병에 대한 거대하고 고집스러우며 치료 불가능한 집착으로 타인의 분노를 유발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격렬한 집착으로 사람들을 미치게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모든 목표와 기대치를 뛰어넘고, 어쩌면 전례 없는 미국의 황금기가 도래하자 그의 명백한 편집증은 새로운 정점에 도달했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롭과 미셸이 평안히 쉬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라이너 감독은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반트럼프 인사로 분류되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개 비판을 이어왔다.
한편 경찰과 구치소 기록에 따르면, 라이너 감독 부부의 아들 닉 라이너(32)가 살해 용의자로 지목돼 사건 당일 밤 체포됐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닉은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구치소에 수감됐으며, 보석금은 400만 달러로 책정됐다. 로이터 통신은 경찰 관계자를 인용, 닉에게 살인 혐의가 적용돼다고 보도했다.
앞서 라이너 감독 부부는 전날 오후 로스앤젤레스 고급 주택가인 브렌트우드 지역 자택에서 흉기에 찔린 채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명백한 살인 사건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했다.
닉 라이너는 과거 인터뷰에서 10대 초반부터 약물 중독 문제를 겪었고, 재활 시설을 전전하며 메인, 뉴저지, 텍사스 등 여러 주를 떠돌며 노숙 생활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중독 문제를 둘러싸고 부모와 심각한 갈등을 겪어 왔다고도 말했다. 17차례의 재활 시도 끝에 약물을 끊었다고 밝혔으며,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 영화 '빙 찰리(Being Charlie)'의 각본을 썼고, 이 작품은 아버지 롭 라이너가 연출을 맡았다.
롭 라이너는 1970년대 인기 시트콤 '올 인 더 패밀리(All in the Family)'에서 주인공의 사위 마이크 역으로 활약하며 에미상을 두 차례 수상했다. 이후 감독으로 전향해 '스탠 바이 미(1986)',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1989)', '미저리(1990)', '어 퓨 굿 맨(1992)', '프린세스 브라이드' 등 장르를 넘나드는 작품들을 연출하며 1980~90년대 할리우드 황금기를 이끈 거장으로 평가받는다.
kckim10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