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스퀘어 RA, 7000개 자산 시계열 DB 구축
오피스·물류에서 리테일까지 커버리지 확대
"부동산 데이터의 표준 플랫폼이 목표"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아파트 거래 시장은 누구나 시세와 임대 정보를 비교적 쉽게 확인할 수 있지만, 상업용 부동산 분야에는 이를 표준화해 제공하는 플랫폼이 없었습니다. '알스퀘어 애널리틱스(RA)'는 바로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탄생한 솔루션입니다."
최근 만난 박대광 알스퀘어 RA 총괄 PM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로 '정보의 비대칭'을 꼽았다. 아파트 시장과 달리 명확한 시세와 임대 조건 데이터를 한눈에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가 시장 전반의 불투명성을 키우고, 투자자·자산운용사·개발사 모두의 의사결정을 비효율적으로 만든다는 설명이다.
그는 "과거에는 부동산 관련 자료를 얻기 위해 인맥을 통해 정보를 전달받거나 오래된 PDF 보고서를 일일이 찾아야 했다"며 "일부만 정보에 접근할 수 있고 다수는 접근조차 어려운 구조를 바꾸기 위해 RA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 데이터 기획자, 상업용 부동산 시장을 택한 이유
박 PM은 애초 부동산 업계 출신이 아니었다. 논문과 특허 데이터를 분석해 이를 서비스로 구현하는 일을 해왔고, 복잡한 정보를 정리해 '가치 있는 형태'로 재구성하는 과정에 매력을 느껴 알스퀘어에 합류했다. 그는 "어려운 정보를 다뤄온 경험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회상했다.
RA는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불투명성을 해소하기 위해 구축된 데이터 플랫폼이다. 전국 약 7000개 자산 정보를 시계열 데이터베이스(DB)로 관리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주요 오피스 약 1600개와 물류센터 1100여 곳은 60명 규모의 전담 리서치 조직이 매월 직접 현장을 방문해 임대료, 임차인 구성, 공실 현황 등 최신 정보를 업데이트한다. 물류시설의 경우 온도 구간이나 트럭 도킹 가능 여부 등 세부 항목까지 현장에서 확인해 데이터에 반영한다.
RA가 출시 1년 만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미 구축돼 있던 '데이터 인프라'가 자리하고 있다. 박 PM은 "RA를 위해 갑작스럽게 인력을 늘린 것이 아니라, 10년 넘게 현장에서 데이터를 축적해온 기존 조사 조직이 있었기에 가능한 확장이었다"고 강조했다.
경쟁자를 묻는 질문에 그는 특정 플랫폼보다 '아날로그식 정보 수집 방식' 자체를 넘어서는 것이 목표라고 답했다. 상업용 부동산 업계는 오랫동안 전화 조사나 개별 업체의 단편적인 리포트에 의존해 의사결정을 해왔다. RA는 이러한 관행을 디지털 기반의 솔루션으로 전환해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서비스로, 시장 전반의 인식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 "데이터 하면 '알스퀘어' 되는 날까지… 업계 1위 목표"
RA의 강점은 단순히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거래를 기반으로 한 정밀한 시장 분석에 있다. 건축물대장과 실거래가 등 공공데이터를 기본으로 삼되, 현장에서 직접 수집한 민간 데이터를 결합해 개별 자산은 물론 주변 건물의 시세, 임대료 흐름, 공실률 변화까지 종합적으로 비교·분석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시하는 요소는 정확성이다. 수집된 데이터는 리서치센터에서 이중 검증을 거치며, 수치에 이상 징후가 포착될 경우 조사 오류인지 실제 시장 변화인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한다. 이후 IT·제품팀이 데이터를 플랫폼에 반영하고, 외부 전문가 그룹과 베타 테스터의 검증을 거쳐 기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한다.
박 PM은 "데이터가 일정 수준을 넘어선 이후부터는 '품질이 높다'는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며 "장기적으로는 모든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의 출처로 알스퀘어가 떠오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 오피스와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운영 중인 RA의 자산군은 단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첫 번째 확장 분야는 리테일(상가) 데이터다.
오피스 빌딩 저층부 상가는 임대료 구조와 수익률이 크게 다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관련 정보가 체계적으로 축적되지 못했다. 박 PM은 "내년 상반기 중 리테일 데이터를 공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인구 데이터와 결합한 상권 분석 기능까지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시형 생활주택, 다세대·다가구 등 비(非)아파트 주거 영역과 데이터센터 등 신규 자산군도 검토 중이다. 호텔 역시 고객사 요청이 많지만, 실제 공실·운영 데이터를 정기적으로 확보하기 어려워 지금은 분석 프레임을 개발하는 초기 단계에 있다.
알스퀘어가 디지털 부동산 생태계에서 그리고 있는 큰 그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박 PM은 부동산 시장 전반의 표준 플랫폼이 되고 싶다는 답변을 내놨다. 그는 "정보가 필요한 누구나 RA에서 데이터와 분석을 확인하고, 그 정보의 출처를 자연스럽게 '알스퀘어'라고 말할 수 있는 위치를 꿈꾼다"고 말했다.
이어 "빠르게 변화하는 부동산 시장 속에서 '데이터가 만들어내는 가치'를 누가 선점하느냐가 산업의 경쟁력을 결정할 것"이라며 "상업용 부동산의 불투명성을 해소한다는 RA의 당초 개발 목표를 계속해서 지켜가겠다"고 부연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