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베스트 '명예의 전당' 부총리의 몰락"
조직 개편과 더불어 'AI 사랑'이 원인으로 꼽혀
[세종=뉴스핌] 양가희 이정아 기자 =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올해의 '닮고 싶지 않은 상사'로 뽑혔습니다. 과거 3년 연속 '닮고 싶은 상사'였던 구윤철 부총리에게는 청천벽력 소식이겠지만, 직원들은 다들 예견했다는 반응입니다.
구 부총리는 한때 '닮상' 이력으로 유명했습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연속 국장급 이상 '닮고 싶은 상사'로 선정되면서 '명예의 전당'까지 들어갔죠.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면 그 다음 해 부턴 투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사실상 최고의 영예를 안았던 셈인데요.
그래서였을까요. 이번 결과를 앞두고 부총리실은 안이했습니다. 명예의 전당에 오른 부총리가 안닮상에 뽑힐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 것인데요. 기재부 대변인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기재부의 한 직원은 "명예의 전당까지 오른 분이 안닮상이 된 것은 처음 본다"며 놀라움을 전했습니다. 하지만 후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면 구 부총리의 이번 평가는 정해진 수순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재정경제부에 소속될 예정인 A사무관은 이를 "베스트 명예의 전당 부총리의 몰락"이라고 평가했습니다.

A사무관은 "조직 개편 과정에서 금융위 통합 취소, 예산처 분리 등에 따라 조직 내에서 불만이 응축되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며 "기재부 업무가 아닌 AI(인공지능)에 지나치게 관심을 가져 직원들이 고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습니다.
B사무관도 역시 조직개편을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B사무관은 "조직개편 과정에서 있었던 구성원들의 불만이 투표로 나온 것"이라며 "인사과장과 인사팀장 모두 '워스트 상사'가 되지 않았냐"고 했습니다.
기획예산처 라인에서는 C사무관도 이에 동의하면서도, 재경부에 남아 구 부총리를 계속 모실 필요가 없어서일까요.
그는 "기획예산처로 나가는 입장에서는 크게 불만 가질 사항은 없다"며 "조직 개편 과정에서 직원들의 불만 사항이 있었는데 잘 소화를 못 해 주셔서 그런 것이 아닐까. 그렇다보니 조직의 장인 부총리에게 불만사항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지요.
부총리가 안닮상으로 뽑힌 것이 처음 발생한 일은 아닙니다. 민주당 정권에서 경제부총리를 지냈던 홍남기·김동연 전 부총리도 안닮상에 뽑힌 전례가 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 정권 아래 추경호·최상목 부총리는 한때 닮고 싶은 상사로 뽑혔고요. 정권에 따라 기재부 내 수장의 평가가 달라지는 모습입니다.
한때 세 번 연속 '닮고 싶은 상사' 타이틀을 달면서 '명예의 전당'에 올랐던 구윤철 부총리. 직원들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점검해 볼 때가 온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sheep@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