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제지, 다이어리·달력 성수기에 4분기 실적 개선 전망
업계 관계자 "무림그룹, 펄프 자체 생산해 고환율 영향 적어"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제지업계가 고환율에 따른 원자재 가격 부담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품목별로는 서로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인쇄용지를 주력으로 하는 한솔제지는 다이어리와 달력 등 연말 성수기 진입에 따라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무림페이퍼 역시 자회사인 무림P&P가 펄프를 자체 생산하고 있어 원재료 수입 부담을 상대적으로 덜 받고 있다. 반면 깨끗한나라는 주요 매출원인 화장지의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은 구조로, 원자재 가격 상승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상황이다.
◆ "연말인데 다이어리·달력 사야지"...한솔제지, 인쇄용지 성수기에 실적 반등 예상
29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인쇄용지가 주요 매출원인 한솔제지의 4분기 실적이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이어리, 달력에 인쇄용지가 사용되기 때문에 연말에 관련 수요가 증가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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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제지가 올해 4분기 연결 기준 59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5548억원을 기록했던 직전 분기 대비 6.88% 오른 수치며, 동기간 영업이익도 25억원에서 128억원으로 5배가량 급증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솔제지에게는 달력, 다이어리 수요가 몰리는 연말이 호재다. 다이어리나 달력을 제작할 때 백상지나 아트지 등 인쇄용지가 주로 사용되는데, 한솔제지의 매출액 중 인쇄용지의 비중은 65.87%에 달한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인쇄용지 부문의 국내 시장점유율 확대와 함께 글로벌 성수기 도래로 인한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4분기는 다이어리, 달력 등의 계절적 성수기 시즌으로, 한솔제지는 소비 수요 증가에 따라 가격 인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펄프가는 550 달러 이하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 '펄프 자체 생산' 무림페이퍼, 고환율 여파 피해...'생필용품 중심' 깨끗한나라와 대조
고환율에 따른 원재료값 인상이 제지업계의 골칫덩어리가 된 가운데, 무림그룹과 깨끗한나라의 희비 차이가 극명하다.
우선 무림페이퍼의 경우 자회사인 무림P&P가 펄프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한다. 펄프는 제지업계의 주요 원자재로, 지난 3분기 무림페이퍼는 무림P&P로부터 전체 펄프의 13.3%를 매입했다.
달러 강세 국면이 지속될수록 원재료 수입 비용이 늘어난다. 즉, 국내에서 펄프를 매입하는 무림페이퍼가 고환율로 인한 여파를 일정 부분 방어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상회하면서 원자재 수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며 "아무래도 무림페이퍼의 경우는 원재료 중 상당 부분을 자회사와의 거래에서 확보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고환율로 인한 피해가 낮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깨끗한나라의 경우 펄프를 따로 생산하는 시설이 없어서 원재료 수입 시 발생하는 부담을 오롯이 부담해야 한다.
더구나 깨끗한나라는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이 화장지, 물티슈 등 생활용품 판매에서 발생한다. 생활용품은 소비자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필수품이기 때문에 자칫 성급하게 가격을 올렸다가는 소비자의 반발을 살 수 있다. 깨끗한나라는 고환율로 인한 생산 단가 상승과 더불어, 가격 인상도 하지 못하는 이중고에 처한 셈이다.
한 제지업계 관계자는 "최근 깨끗한나라가 사업 다각화를 추진 중이지만 여전히 화장지, 물티슈 등에서 많은 매출이 발생한다"며 "고환율 국면에서 원재료 수입 비용이 늘어난 데다, 이를 상쇄할 수 있는 가격 인상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stpoemseo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