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했던 현대자동차가 현재로서는 현지 생산공장을 재매입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29일(현지시간) 현대차 내부 논의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 대한 바이백(재매입) 옵션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라고 보도했다. 해당 옵션은 내년 1월 만료될 예정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 소식통은 "지분을 다시 사들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구체적인 사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우크라이나 전쟁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그는 "전쟁이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현대차는 2010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준공하며 러시아 시장에 진출했지만,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대러 제재가 본격화되면서 부품 수급과 결제에 차질을 빚었고 같은 해 3월부터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이후 현대차는 2023년 12월 러시아 자동차 금융사 아트파이낸스에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포함한 러시아 사업 지분 100%를 1만 루블(당시 약 14만 원)이란 상징적 금액에 매각했다. 계약에는 2년 이내 공장을 다시 사들일 수 있는 바이백 옵션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해당 계약은 2024년 1월 마무리됐다.
아트파이낸스의 자회사인 AGR자동차그룹은 인수 이후 해당 공장에서 현대차가 과거 러시아 시장에 판매하던 '솔라리스(Solaris)' 브랜드를 유지한 채 차량을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전에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서 연간 20만대 이상을 생산해왔다.
현대차는 로이터에 보낸 성명에서 "바이백 옵션과 관련해 아직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AGR자동차그룹은 관련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로이터는 바이백 옵션 기한이 만료될 경우 현대차가 재매입 권리를 완전히 포기하게 될지, 혹은 옵션 기한 연장을 협상할 가능성이 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 시도에도 불구하고 전투는 계속되고 있으며, 러시아에 대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제재도 유지되고 있다.
한편 지난달 중순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현대차가 지난해 제출한 여러 상표 등록 신청이 이달 승인됐다고 보도하면서, 바이백 옵션 만료를 앞두고 재진출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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