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공업사, 허위 진료기록부·부풀린 견적서 발행
[수원=뉴스핌] 박승봉 기자 = 교통법규 위반 차량을 골라 8년 동안 무려 100회 가까이 고의 사고를 내고 10억 원에 가까운 보험금을 챙긴 보험설계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 과정에서 한의사와 자동차 공업사까지 범행에 가담해 허위 서류를 만들어준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남부경찰청은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등의 혐의로 주범인 보험설계사 A(40대·남)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8일 밝혔다. 범행에 가담한 한의사 B씨와 자동차 공업사 대표 C씨 등 5명도 함께 검거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7년 2월부터 2025년 7월까지 약 8년 7개월(103개월) 동안 수원, 화성, 오산 일대에서 94차례에 걸쳐 고의 사고를 낸 뒤 보험사로부터 총 9억 5440만 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은 주로 진로 변경을 시도하는 차량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전체 94건 중 82건(87.2%)이 진로 변경 위반 차량을 노린 사고였으며, 특정 교차로 한 곳에서만 동일한 수법으로 13차례나 사고를 내기도 했다. A씨는 2017년 한 해에만 16회의 사고를 일으키는 등 연평균 10건 이상의 사고를 상습적으로 유발했다.
A씨의 대담한 범행에는 한의사와 공업사의 조력이 있었다. 한의사 B씨는 A씨가 병원에 방문하지 않았음에도 전화 한 통에 치료를 받은 것처럼 허위 진료기록부를 13차례 작성해 660여만 원을 챙기도록 도왔다.
공업사 대표 C씨 등은 차량 수리비를 부풀리는 수법을 썼다. 휠 하나만 파손됐음에도 "재고가 없어 전체를 갈아야 한다"며 허위 확인서를 써주거나, 미리 준비해둔 파손된 타이어를 사고 차량의 것으로 바꿔치기해 보험금을 타냈다. A씨는 이렇게 부풀려진 수리비 중 일부를 공업사로부터 되돌려 받기도 했다.
이번 수사는 지난해 6월 보험사의 수사 의뢰로 시작됐다. 경찰은 금융계좌 압수수색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블랙박스 영상 분석을 통해 이들의 조직적인 공모 관계를 밝혀냈다.
주범 A씨는 이번 형사처벌 외에도 행정처분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라 보험사기 가액이 5억 원 이상일 경우 운전면허가 취소된다. A씨는 이 기준을 훨씬 상회해 면허 취소 처분도 받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고의 사고뿐 아니라 사고 후 피해 사실을 과장해 보험금을 청구하는 행위 역시 명백한 범죄"라며 "병원이나 공업사가 조직적으로 가담한 보험사기에 대해 앞으로도 엄정하게 대처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1141worl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