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2일 오전 국회에서 제217차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2월 임시국회 민생 법안 처리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의 등을 둘러싼 당내 의견을 교환했다.
정청래 대표가 합당에 대해 당원들의 의견 수렴이 먼저임을 다시금 강조했지만, 이언주 최고위원 등이 공개 석상에서 격하게 반발하는 모양새가 연출되기도 했다.
정청래 당 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오늘부터 2월 임시국회가 시작된다"며 "행정통합을 비롯해 사법개혁, 3차 상법개정 등 국민께서 오래 기다려온 핵심 개혁 현안들을 매듭짓는 결단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월 수출 실적이 658억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1월 중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관세 불확실성을 시급히 걷어내기 위해 대미투자특별법도 신속히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당원주권주의와 1인 1표제 당헌개정 논의에 대해 정 대표는 "국민투표가 1인 1표이듯, 당원 투표도 1인 1표가 헌법이 명령하는 평등 선거의 원칙"이라며 "1인 1표제는 당원의 85.3%가 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10시부터 내일 6시까지 중앙위원 여러분의 온라인 투표로 1인 1표 당헌개정 절차를 완수한다"고 밝혔다.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의와 관련해 정 대표는 "저는 당 대표로서 합당 제안을 한 것이지, 합당을 결정하거나 합당을 선언한 것이 아니다"라며 "당원 토론 절차를 거쳐 당원 투표로 당원들의 뜻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저는 당원들이 하라면 하고, 하지 말라면 하지 않겠다"며 "당원의 명령에 따라가고 당원의 명령에 따라 방향을 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통합은 힘을 합치자는 것이고, 분열은 힘을 빼자는 것"이라며 "통합하면 승리하고, 분열하면 패배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선거 승리, 이재명 정부의 승리를 위해 다 함께 통합해서 힘을 모아 싸우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2월 국회를 민생 국회, 개혁 국회로 만들겠다"며 "90건의 민생 법안을 처리했지만, 여전히 80여 건이 본회의에 계류돼 있다"고 밝혔다. 한 원내대표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을 만나고 돌아왔다"며 "통상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한 대미투자특별법 처리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한 원내대표는 "국민의힘과 서울시가 1.29 부동산 공급대책에 훼방을 놓고 나섰다"며 "대안 없는 비난과 소모적인 정쟁이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습니까"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은 서민 주거 안정과 양질의 주택공급을 위해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합당 논의와 관련해 "1인 1표제는 찬성하지만, 충분한 정보가 주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숙고하지 않은 채 속도전으로 O·X만 묻는다면 그것은 당원을 거수기로 전락시키는 일종의 인민민주주의적 방식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 최고위원은 "당대표의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이 당내 의원들, 당원들은 물론이고 최고위조차 패싱한 대표의 독단적 결정"이라며 "민주적 선결 절차를 패싱한 어떤 합당 논의나 협상도 유효하지 않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재명 정부의 중도 실용 노선을 뒷받침하는 우리 민주당 중심의 흡수 합당이 아닌 조국당의 DNA를 유지하면서 하는 합당은 논의의 대상 자체가 되기 어렵다"며 "국민이 이재명 정부의 중도 실용 노선을 신뢰하고 압도적 지지를 보내고 있는데 자꾸 당이 독자노선을 추구하거나 당내 노선 갈등이 심각하게 벌어지게 된다면 대통령의 국정 지지까지 흔들리게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 최고위원은 "조국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 공개념, 탈원전, 핵잠수함이나 미국의 대외 전략에 대한 입장, 일본과의 공급망 협력 연대 등에 있어서도 이재명 정부의 현실주의, 국익 중심의 실용 노선과 다른 입장을 공공연히 표명해 왔다"며 "집권여당이 정권 초기에 섣부른 합당으로 정부와 사사건건 노선 갈등을 빚는 정치세력을 만들어 열린우리당 시즌2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 사안의 정치적 본질은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매우 높고 대통령의 권한이 강력한 임기 초반에 2인자, 3인자들이 판을 바꾸고 프레임을 바꿔 당권과 대권을 향한 욕망, 본인들이 간판이 되려는 욕망이 표출된 결과"이라며 "조기 합당은 민주당의 주류 교체 시도이자, 이재명의 민주당을 정청래·조국의 민주당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 임기 초 조기 합당은 분명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황명선 최고위원도 "이제 합당 논의를 중단하고 국정 뒷받침에 당력을 집중해야 한다"며 "지난해 8월 3일 이후 돌아보면 우리 민주당은 국정을 뒷받침하기보다 당무 관련 갈등과 논쟁에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출범 1년도 안 된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는 일은 지금 우리 당이 가장 우선해야 할 책무"라며 "합당 논의는 멈추고, 당내 갈등 요소를 뒤로 돌리고, 국정 지원과 민생·개혁 입법에 당력을 집중하자"고 강조했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당대표께서 개인적인 제안이라고 말씀하셨다"며 "개인적인 제안으로 시작된 합당 논의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원칙"이라고 말했다. 강 최고위원은 "민주성·투명성·공개성이 지켜져야 하고, 당원과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하며, 두 정당이 가치와 방향이 일치해야 한다"며 "결단코 대표 개인이나 소수의 밀실론, 밀실 합의로 시작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강 최고위원은 "지난주 갤럽 여론조사 결과도 우리는 주의 깊게 봐야 한다"며 "중도층에서는 양당 합당 추진을 좋게 본다는 답변이 28%에 불과했고, 좋지 않게 본다는 답변은 40%나 됐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 진영의 큰 어른이신 백낙청 교수님께서 며칠 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와 대담을 통해서 밝히신 말씀을 되새겨봐야 한다"며 "민주당 명분과 실리가 모두 의심스럽다는 백 교수님의 말씀은 특정 개인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우리 지도부 전체를 향한 민주당을 향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강 최고위원은 "역대 선거 직전 합당 사례를 봐도 결과는 의도했던 대로 된 적이 없다"며 "2014년 지선 직전 새정치연합과의 합당, 2022년 대선 직전 열린민주당과의 합당, 지선 직전 새로운 물결과의 합당도 그랬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합당 제안은 전적으로 대표 개인의 제안이었다"며 "조국혁신당과 합당 추진은 이제 원점에서 다시 시작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정복 최고위원은 "당대표께서 개인이 아니다"라며 "당원들의 총의로 만들어진 대표"라고 강조했다. 문 최고위원은 "당대표께서 제안하셨고 이제 당원들이 결정을 할 차례"라며 "공개적인 석상에서 모욕에 가까운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저는 당인의 자세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최고위원은 "이해찬 고문님께서는 평생 민주주의와 국정을 위해 헌신하셨고 마지막 가시는 길까지도 한반도 평화와 통일이라는 공적 책무를 놓지 않으신 채 유명을 달리하셨다"며 "고문님께서 남기신 설계도를 유훈으로 삼아 절차로 증명되는 당내 민주주의를 더 단단히 세울 때"라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합당 관련해서 당원들은 듣고 싶어 하고 궁금해하고 알고 싶어 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한다"며 "중요한 당의 진로에 관해서 당원들께 묻고 당원들이 결정할 수 있도록 제도와 시스템을 정착시키는데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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