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용석 선임기자 = 국립중앙박물관이 '보는 박물관'에서 '머무는 공간'으로 바뀐다.
유홍준 관장은 3일 2026년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모두가 함께하는 박물관'이라는 비전을 발표하며 관람 방식과 운영 구조 전반을 재설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은 약 650만 명의 관람객을 맞이했다. 박물관 개관 80년 역사에서 처음 달성한 수치이다. 소속 박물관 13곳과 합산하면 총 1480만 명이다.
유홍준 관장은 "숫자보다 질로 증명하겠다"라며 더 많은 사람을 끌어들이는 것보다, 이미 몰려든 관람 수요를 어떻게 질적으로 수용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가장 즉각적인 변화는 운영 시간이다. 3월 16일부터 개관 시간을 30분 앞당긴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로 조정한다. 관람 밀집도를 분산시키고, 옥외 편의시설을 대폭 확충하여 박물관을 하루 종일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12월까지는 고객정보통합관리(CRM) 체계를 구축하여 관람 환경과 운영 전반을 구조적으로 정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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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특별전 라인업은 시대의 감성과 이야기를 함께 품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전시는 7월 개막 예정인 '우리들의 밥상'이다. 유 관장은 이에 대해 "음식은 가장 일상적이면서도 문화의 본질을 잘 보여주는 소재"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로 불붙은 K푸드 열풍을 타고, 우리 먹거리 문화의 원형과 변천을 과학적으로 조명하는 전시로, 관광 산업과의 유기적 연계도 고려된다.
6월에는 국내 최초의 대규모 '태국미술' 전시가 열린다. 하반기에는 스위스 취리히미술관 소장품을 중심으로 한 근대 유럽 미술전 '전쟁, 예술 그리고 삶'과 '마리 앙투아네트 스타일' 전이 잇달아 오픈된다. 상설전시 역시 서화실 재개관(2월 26일), 대한제국실을 재공개(4월)한다.
고 이건희 회장 기증품의 국외 순회전은 이미 워싱턴 D.C.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첫 선을 보였고, 그 성과가 확인됐다. 6만 1000여 명의 관람객과 스미스소니언 측 예상을 2배 이상 뛰어넘는 일평균 관람 수치를 보여줬다. 순회전은 앞으로 미국 시카고미술관(3월 7일~7월 5일)과 영국 런던 영국박물관(9월 10일~2027년 1월 10일)에서 이어진다.
한불 수교 140주년을 기념, 프랑스 파리의 기메동양박물관에서도 신라 시대를 조명하는 대형 특별전이 열린다. 또한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2025년)을 기념한 교류 행사의 연장선으로, 도쿄국립박물관에서 한국 미술 관련 전시가 진행된다.
올해 3년 차를 맞은 '국보순회전'을 통해 경남 의령, 전남 영암, 충북 진천, 전북 고창 등 인구감소지역을 직접 찾아간다. 단순히 유물을 보여주는 행사가 아니라, 지역 큐레이터들에게 전시기획 노하우 등을 공유한다.

소속 박물관별 고유 브랜드 육성도 구체화된다. 광주(도자), 부여(대향로)의 성공 사례를 이어 나주(복합문화), 청주(디지털), 대구(복식) 등이 각각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고 있다. 지상 3층 규모의 충주박물관은 14번째 소속 박물관이 된다.
2029년까지 어린이박물관을 현재 규모의 약 2배로 확장한다. 약 43만 점에 달하는 방대한 소장품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전시 공간 문제도 중장기 과제로 설정했다.
AI와 디지털 기술 또한 박물관 풍경을 바꾸고 있다. 과학적 보존 관리 체계와 함께 반구대 암각화 실감 콘텐츠(12월 예정)와 스마트 큐레이션을 통해 전시 몰입도를 더 높일 예정이다.
또한 'K-뮤지엄 전문인력 교육원(가칭)' 설립을 통해 박물관 전문 인력을 체계적으로 키워낼 예정이다.
finevie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