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글로벌·중국 글로벌경제

속보

더보기

[소프트웨어업계 몰락] ①앤스로픽발 공포…묵시록 입에 올리는 월가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SaaS포칼립스…앤스로픽 신규 법률 AI 서비스 방아쇠
투매세 대서양 모두서, 낙폭 15% 전후
AI 파운데이션 업체 수직통합 위협 현실화
창조 넘어선 대사멸? 묵시록 입 올리는 월가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인공지능(AI)이 소프트웨어 산업의 존립 자체를 위협한다는 공포가 주식시장을 넘어 신용시장까지 삼켰다. AI 스타트업 앤스로픽의 법률 업무 자동화 도구 출시가 도화선이 돼 소프트웨어주 전반에 투매가 분출됐고 대체투자 운용사와 레버리지론 시장까지 연쇄적으로 흔들었다.

월가에선 'SaaS포칼립스(SaaSpocalypse)'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SaaS(정기 과금제로 운영되는 클라우드 구동형 소프트웨어)와 아포칼립스(Apocalypse·대재앙)의 합성어다. 코로나19 사태를 전후로 해 급성장한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모델이 이제는 AI라는 '운석'에 맞아 종말을 맞을 수 있다는 공포가 이 단어 하나로 압축·표현된 셈이다.

◆AI의 연쇄 침공

3일(현지시간) 투매세의 방아쇠는 앤스로픽이 사내 법무팀용 AI 생산성 도구를 공개하면서 당겨졌다. 계약서 검토와 법률 브리핑 작성을 자동화한다는 이 법률 특화 도구는 "모든 산출물은 공인 변호사의 검토를 거쳐야 한다"는 사용 단서를 달고 나왔지만 주식시장은 단서가 아니라 도구가 내장한 파괴력에 반응했다.

관련주 낙폭은 가히 폭락 수준이었다. 톰슨로이터스(TRI)가 16%, 리걸줌(LZ)이 20%, CS디스코(LAW)가 12% 떨어졌다. 모간스탠리의 토니 카플란 애널리스트는 톰슨로이터스 보고서에서 "법률 분야 경쟁 심화의 신호이며 잠재적 부정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앤스로픽발 충격은 기존 우려의 분출 형태다. 앤스로픽은 이미 지난달 업무 자동화 범용 도구 '클로드코워크'를 출시해 소프트웨어 업계 전반에 우려의 씨를 뿌린 터였다. 코워크는 특정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사무 업무 전반을 AI로 대체할 수 있다는 염려를 키웠다. 이번 법률 플러그인은 그 범용 도구가 특정 전문 영역까지 파고들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알파벳(GOOGL)도 전선을 열었다. 텍스트나 이미지 프롬프트만으로 몰입형 가상 세계를 만들어내는 '프로젝트 지니'를 선보이면서 비디오게임주까지 하락의 대열에 합류했다. 코딩 없이 게임 세계를 생성한다는 발상은 게임 개발 산업의 인력 구조 자체를 뒤흔들 수 있다는 공포를 자극했다. 앞서 월가가 경고한 '바이브코딩(AI를 활용한 소프트웨어 코드 작성)의 게임 개발 침범' 가능성이 현실화한 셈이다.

◆광범위한 투매세

이날 투매세는 미국 주식시장 개장 전부터 시작됐다. 영국 런던에서 신용·마케팅 서비스 업체 엑스페리안(EXPN), 비즈니스·법률 소프트웨어 기업 렐엑스(REL),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이 가파르게 밀렸다. LSEG는 13% 하락했다. LSEG가 보유한 대규모 데이터 분석 사업부가 AI의 사정권에 든다는 해석이었다. 공포가 법률이라는 좁은 영역을 넘어 데이터 서비스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는 신호가 런던에서부터 먼저 발신된 셈이다.

뉴욕 주식시장이 문을 열자 소프트웨어주 투매는 본격화됐다. 골드만삭스가 산출하는 미국 소프트웨어주 바스켓은 6% 하락하며 작년 4월 '상호관세' 충격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나스닥100은 장중 2.4%까지 빠졌다. 소프트웨어주 ETF인 'IGV(종목코드)'는 5% 떨어지며 6거래일째 하락했다. 이 ETF는 1월 한 달 동안 15% 급락해 2008년 이후 18년 만에 최악의 월간 성적을 냈다.

법률 AI 스타트업은 이미 시장에 넘쳐난다. 하비AI가 지난해 6월 50억달러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책정)으로 자금을 유치했고 레고라는 작년 10월 기업가치를 18억달러에 평가받고, 이를 토대로 투자를 받았다. 2년 넘게 법률 AI 신규 기업들이 여럿 등장했고 자금 조달도 활발했다. 그랬던 만큼 이 영역의 경쟁 격화 자체는 새로운 소식이 아니다.

◆앤스로픽이 "어마무시한" 이유

하지만 앤스로픽은 차원이 다르다는 설명이 나온다. 하비AI나 레고라 같은 스타트업은 앤스로픽 등이 만든 여러 LLM(대형언어모델) 모델 위에서 작동한다. 앤스로픽은 자체 LLM을 보유하면서 이를 특정 산업에 맞춤형으로 적용할 수 있는 모델 개발사다. 흔히 부르는 '파운데이션 업체'다.

전문가들은 앤스로픽 같은 플랫폼 사업자가 직접 수직계열화에 나서며 그 위에서 '장사'하던 입주 업체가 쫓겨나는 것은 기술 산업의 반복되는 패턴이라고 지적한다. 그 패턴이 현재 AI를 통해 재현되고 있다는 것이 주식시장의 판단이다.

제프리스의 주식 트레이딩 데스크의 제프리 파부자 부사장은 소프트웨어주 전반의 무차별 투매세를 가리켜 'SaaS포칼립스'라 이름 붙였다. 그는 "'코를 막고라도 살 가격이 어디냐'고 물어도 확신 있는 답이 없다"면서 "모두가 가격 불문하고 내다 팔고 있다"고 전했다.

◆실적 복선

이미 이번 결산 시즌의 숫자에서 불안의 복선이 깔렸다. S&P 500 편입 소프트웨어 기업 가운데 매출이 월가 애널리스트 기대치(추정치 컨센서스) 넘은 비율은 67%에 그쳤다. 기술 업종 전체(83%)와 뚜렷하게 대비되는 수치다. 이익 전망치는 모두 웃돌았지만 장기 성장성을 둘러싼 의구심은 주가 방어막이 되지 못했다.

서비스나우 로고 [사진=블룸버그통신]

하이퍼스케일러로 분류되면서도 미국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로 불리는 마이크로소프트(MSFT)도 실적 실망감에 주가가 급락한 흐름을 피해가지 못했다. 서비스나우(NOW)와 SAP(종목코드 동일)가도 마찬가지다. 파부자 부사장은 "마이크로소프트조차 고전하는 형국에 충격의 앞에 선 기업의 운명은 더 가혹할 것"이라고 했다.

파이퍼샌들러는 어도비(ADBE), 프레시웍스(FRSH), 버텍스(VERX·동명의 제약사 버텍스파마수티컬스와는 별개 기업)에 대해 투자의견을 하향했다. 파이퍼샌들러의 피츠시먼스 애널리스트는 "좌석 수(사용자당 소프트웨어 사용 권한) 감소 및 바이브코딩의 내러티브가 멀티플에 천장을 씌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예로 AI가 코드를 작성하면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쓰는 개발자 '좌석'이 줄고 좌석이 줄면 SaaS 기업의 과금 단위 자체가 축소된다. 과금 모델의 기반이 침식될 수 있다는 우려다.

◆창조를 넘어선 대사멸?

전문가 사이에서는 현재 소프트웨어 업종이 경험하고 있는 것이 일종의 '창조적 파괴'의 범주에 속하는지 아니면 산업 자체의 소멸로 이어지는 '대사멸'인지를 둘러싸고 논쟁이 벌어진다. 창조적 파괴라면 기존 기업이 도태되는 대신 새 승자가 부상한다. 하지만 AI가 소프트웨어 개발·운영의 상당 부분을 대체한다면 승자로 올라설 소프트웨어 기업 자체가 없어질 수 있다.

제프리스의 파부자 부사장은 후자 가능성을 거론했다. 그는 "소프트웨어가 인쇄매체나 백화점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고 했다. 인쇄매체는 디지털에, 백화점은 전자상거래에 시장을 통째로 내줬듯이 새 기술이 기존 소프트웨어 산업의 존재 이유 자체를 크게 잠식할 것이라는 논리다.

노트북 화면에 표시된 앤스로픽 로고 [사진=블룸버그통신]

LPL파이낸셜의 토마스 쉽 주식리서치 책임자는 "AI로 경쟁이 격화되고 가격 압박이 커지면서 경쟁 해자가 얕아졌다는 공포가 있다"며 "밸류에이션을 부여하기가 어려워졌다"고 했다. 그는 성장의 최선 시나리오와 최악 시나리오 사이의 간극이 극단적으로 벌어져 소프트웨어 업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과거 어느 때보다 높은 상태라고 헀다.

◆기회를 읽는 눈

물론 공포 속에서도 냉정한 계산을 하는 투자자들도 있다. 주식시장 전체가 업종 전체를 한 묶음으로 내다 팔 때 개별 기업의 체력 차이는 오히려 선명해지고 그 곳에서 투자 기회를 볼 수 있다는 관점이다. 예로 AI 기반의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업체인 팔란티어테크놀로지스(PLTR)는 지난 2일 분기 매출액 증가율을 70%로 보고해 월가 기대치를 넘어섰다. 연간 매출액 전망치도 기대치를 크게 웃돌았다. 관련 소식에 주가는 7% 급등했다. 

유럽의 시코모어 서스테이너블 테크펀드는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을 매수했다고 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수익배율(PER)은 예상 연간 주당순이익 기준 약 23배로 근 3년 만에 최저치로 내려온 상태다. 시세 보조지표인 RSI(상대강도지수, 14일)는 과매도를 시사하는 국면으로 떨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주식 전반이 과매도 국면으로 떨어졌다. BTIG의 조너선 크린스키 테크니컬 애널리스트는 "반등이 나올 만큼 과매도 상태"라고 했다. 그는 다만 "[소프트웨어 주식들이] 새로운 기반을 다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②편에서 계속됨

 

bernard0202@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日 장기금리 3% 목전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 장기금리가 3% 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일본은행(BOJ)의 추가 금리인상 관측이 확산하면서 국채 매도세가 이어진 영향이다. 31일 도쿄 채권시장에서 장기금리의 지표인 신규 발행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한때 2.950%까지 상승했다. 전 거래일보다 0.030%포인트 오른 수준으로, 1996년 9월 이후 약 30년 만의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시장에서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대표적 기준선인 3%까지는 불과 0.05%포인트를 남겨두고 있다. 채권 시장에서는 BOJ가 이르면 9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지고 있다. 금리 상승을 예상한 투자자들이 국채 매도를 늘리는 한편 신규 매수를 주저하면서 장기금리에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다시 부각된 것도 일본 국채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미 연방준비제도(FRB)의 케빈 워시 의장은 28일 잭슨홀 회의에서 기조적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웃도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추가 대응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에 미국 금리가 상승하고 달러 매수가 강해지면서 엔화는 달러당 160엔대까지 하락했다. 엔화 약세가 다시 강해지면서 BOJ의 추가 금리인상 필요성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확산하고 있다. 지난달 말 미국과 일본이 엔화를 매수하는 공동 외환시장 개입에 나선 이후 시장에서는 엔저를 억제하기 위해 BOJ가 금리인상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었다. 시장이 반영하는 9월 금융정책결정회의의 금리인상 확률도 이미 8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BOJ 내부의 매파적 분위기도 시장의 금리인상 기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히미노 료조 부총재는 27일 금리인상과 관련해 "다음 회의를 포함해 매번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충분히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9월 인상을 명시적으로 예고하지는 않았지만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은 셈이다.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에 따른 국채 공급 증가 우려도 장기금리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재정지출 확대를 위해 국채 발행이 늘어날 경우 시장에서 국채를 소화하기 위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 재정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면서 장기 국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가 심리적 저항선인 3%를 넘어설지에 쏠리고 있다. BOJ의 추가 긴축 기대와 엔화 약세, 적극재정에 따른 재정 우려가 동시에 이어질 경우 장기금리의 상승 압력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사진=블룸버그] goldendog@newspim.com 2026-08-31 11:01
사진
월가를 달구는 8가지 화두 이 기사는 8월 31일 오전 08시08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 기사는 인공지능(AI) 번역을 바탕으로 전문 기자들의 검증과 분석을 거쳐 생산된 콘텐츠입니다. 원문은 8월28일 블룸버그통신 기사(Carry Trades to Treasury Twists: A Guide to the Hot Debates on Wall Street)입니다.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잇달아 시선을 끄는 정책 결정을 내리면서 투자자들은 올여름 한산한 시기를 누리지 못했다. 베선트 장관이 이끄는 재무부는 엔화 강세를 유도하고 장기 차입비용을 억제하기 위해 예상치 못한 시장 개입을 단행했다. 투자자들은 중동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도 여전히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거래 기법에 눈을 돌리는 한편 당국이 반영해야 할 새로운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지를 두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거래 기법과 이론이 뒤섞여 제시되고 있다. 이에 트레이딩 데스크에서 가장 뜨겁게 논의되는 주제들의 배경과 현재 상황, 향후 전망을 짚어본다. 본드 스티프너(Bond Steepener) 미국 국채 수익률 곡선의 장기물 금리는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꺾이지 않는 가운데 연방정부 재정적자가 확대되고 인공지능(AI) 투자 자금 조달을 위한 회사채 발행이 늘면서 국채와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되며 올해 상승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인상할지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도 장기채 보유에 대한 우려를 키운 요인으로 작용했다.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2007년 이후 처음으로 해당 수준까지 오르면서 월가에서는 장기물 국채 가치가 단기물 대비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됐다. 이런 현상은 커브 스티프닝(curve steepening)으로 불린다. 재무부가 8월 10년물부터 30년물까지의 국채에 대한 재매입(바이백) 규모를 최소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밝혔음에도 이런 전망은 유지되고 있다. 해당 발표 이후 장기물 국채 수익률은 하락했지만 골드만삭스그룹(GS)과 웰스파고(WFC)의 금리 전략가들은 장기 수익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통화로 저렴하게 자금을 조달한 뒤 이를 훨씬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국가의 통화로 전환하는 고위험 거래를 의미한다. 신흥국 8개 통화 기준 블룸버그 누적 외환 캐리트레이드 지수 분기별 추이 [자료=블룸버그통신] 이 거래는 신흥국 금리가 주요국 대비 높고 신흥국 통화가 달러, 유로, 엔 등 주로 차입에 활용되는 통화 대비 안정적이거나 강세를 보일 때 활발해진다. 이 거래는 7개 분기 연속으로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해 2008년 이후 가장 긴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2024년 여름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했을 당시처럼 이 거래는 빠르게 반전될 수 있다.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Debasement Trade)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는 달러 가치 하락 우려로 투자자들이 달러를 매도하고 금이나 비트코인처럼 공급량이 제한된 자산으로 옮겨가는 현상을 뜻한다. 이 용어는 잉글랜드의 헨리 8세나 로마 황제 네로처럼 금화와 은화에 구리 등 값싼 금속을 섞어 화폐 가치를 떨어뜨린, 이른바 화폐 개악(debasement)을 단행했던 역사적 사례에서 비롯됐다. 현대적 의미에서는 미국의 부채가 40조달러를 넘어선 데다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달러 구매력이 잠식될 것이라는 우려로 투자자들이 달러를 경계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미국 정책 당국이 의도적으로든 실수로든 달러 약세를 유발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의구심도 한몫하고 있다.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에 대한 논의는 2025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미국 정부 셧다운 가능성 등을 계기로 확산됐다. 이후 2026년 중반 베선트 장관이 엔화와 미국 장기 국채를 지지하기 위한 시장 개입을 승인하면서 월가에서 다시 논쟁으로 떠올랐다. 미국 재무부의 국채 바이백 계획 발표 전후 블룸버그 달러스팟 지수 추이 [자료=블룸버그통신] 다만 달러 약세가 나타날 때마다 이를 모두 디베이스먼트로 해석할 수는 없다. 전세계 투자자들이 여전히 미국 국채를 대규모로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달러 표시 자산에 대한 전면적인 이탈이 나타나고 있지 않음을 시사한다. 탈달러화(De-Dollarization) 디베이스먼트가 달러 가치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는 개념이라면 탈달러화는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행위 자체에 초점을 맞춘다. 여기에는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 비중을 축소하거나 기업이 달러가 아닌 통화로 채권을 발행하거나 전세계 투자자들이 자금을 미국 밖 시장으로 이동시키는 행위 등이 포함된다. 전세계 외환보유액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9년 약 70%에서 최근 60% 미만으로 상당폭 낮아졌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장기적으로 달러 익스포저를 줄이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가운데 유로화와 위안화가 매력적인 대안으로 꼽히면서 이런 흐름에 힘을 보태고 있다. 탈달러화 논의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본격화됐다. 미국이 러시아 자산을 동결하고 달러 기반 금융 시스템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면서 미국이 자국의 금융 시스템과 통화를 무기화할 수 있는 능력에 관심이 쏠렸다. 다만 미국 증시는 여전히 전세계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 채권시장 규모도 세계 최대다. 달러의 우위는 시장의 깊이와 미국 경제 규모, 그리고 이를 진정으로 대체할 만한 통화가 없다는 점에 뒷받침되고 있다. 금융억압(Financial Repression) 금융억압은 1973년 스탠퍼드대 경제학자 로널드 매키넌과 에드워드 쇼가 만든 용어로 정부가 저축을 국채나 특정 우대 차입자에게 유도해 차입비용을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하는 정책을 뜻한다. 이런 정책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유럽, 일본에서 광범위하게 시행됐다. 자본 통제, 금리 상한제, 금융기관의 국채 보유 의무화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채권 보유자들의 수익률을 낮춤으로써 정부는 과중한 부채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실제로 연준은 2차 세계대전 기간과 종전 이후 단기 국채 수익률에 상한을 뒀다. 이 조치는 1951년 재무부-연준 협정 체결로 종료됐다. 억만장자 투자자 스탠리 드러켄밀러를 비롯한 일부 투자자들은 베선트 장관의 국채 재매입을 정부 차입비용을 억누르기 위한 금융억압의 한 형태로 평가하고 있다. 관련된 개념으로 재정 우위(fiscal dominance)가 있다. 이는 부채 규모가 큰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억제 대신 정부의 저비용 차입 지원 쪽으로 방향을 트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 결과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다시 자극될 수 있다. 트위스트(The Twist) 베선트 장관의 재매입 전략이 실질적으로 장기채를 단기채로 대체하는 효과를 낸다면 이는 연준이 수십 년간 여러 차례 시행해온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의 재무부 버전에 해당한다. 연준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중앙은행 포트폴리오 내 단기 국채를 장기 국채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를 통해 장기 차입비용을 낮추고 경제성장을 뒷받침하는 것이 목표였다. 베선트 장관은 자신이 트레저리 트위스트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전략을 통해 단기 국채(T-Bill) 비중을 25%까지 끌어올리고 수익률을 낮출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이체방크(DB)의 조지 사라벨로스 외환리서치 글로벌 총괄은 재매입 계획 발표 이후 "오퍼레이션 트위스트가 시작됐다"며 "재무부는 시장에서 듀레이션을 제거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려면 단기 국채 발행을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사실상 "연성 금융억압"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런 조치를 베선트 풋(Bessent Put)이라고 부른다. 풋옵션은 매수자가 정해진 가격에 특정 자산을 매도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이 경우 시장에 대규모 매수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트레이더들이 인지하고 있어 이에 맞서는 거래를 꺼리는 상황을 가리킨다.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정책 및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일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집권 기간 투자자들이 결국 셀 아메리카(Sell America)로 향하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그 배경으로는 관세 정책, 제롬 파월 전 연준 의장 재임 당시 연준을 겨냥한 압박, 그린란드 병합 언급으로 인한 전통적 동맹 관계 훼손 등이 꼽힌다. 국가부채 증가와 같은 근본적인 취약 요인도 이런 흐름에 더해지고 있다.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8월 거의 20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같은 기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지수는 지난해 약 8% 하락했다. 다만 해외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미국 증시도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기술 분야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발전에 힘입어 잇달아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수익률곡선통제(Yield Curve Control) 장기채 재매입 규모를 늘리려는 재무부의 조치는 시장 원리에 따라 금리 수준이 결정되도록 두지 않고 당국이 차입비용을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하려는 정책과 이미 비교되고 있다. 미국·일본·독일·영국 10년물 국채 금리 추이 [자료=블룸버그통신] RBC블루베이를 비롯한 일부 투자자들은 국채 수익률이 통제 범위를 벗어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어디까지 개입할지, 그리고 이것이 결국 연준에 금리 억제를 위한 압박으로 작용할지를 두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연준은 이런 압박에 맞서 독립성을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워시 의장이 오랫동안 자산 매입 활용과 재정·통화 정책 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에 의문을 제기해온 점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싣는다. 연준의 협조 없이는 베선트 장관이 이끄는 재무부가 차입비용을 실질적으로 억제하기 위해 막대한 재원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2016년부터 2024년까지 시행한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의 엇갈린 성과는 반면교사로 꼽힌다. 당시 일본은행은 10년물 국채 수익률 방어에 나섰지만 그 결과 엔화 가치가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bernard0202@newspim.com 2026-08-31 08:11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