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한화가 5일 '마지막 FA(자유계약선수)' 손아섭과 1년 연봉 1억 원에 계약했다. 지난해 5억원에서 80%가 삭감된 금액이다. 그조차 단년 계약이다.
두 차례 FA 계약으로 162억 원을 벌었던 KBO 안타왕에게 남은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FA 시장에서 끝까지 남아 있던 이름이 택한 결론은 사실상 '존재 증명용' 계약에 가까웠다.

손아섭은 "다시 선택해준 구단에 감사하다. 캠프 합류가 조금 늦지만 몸은 잘 만들어뒀다. 2026시즌 한화가 다시 높이 날아오르도록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화 구단도 "풍부한 경험과 우수한 타격 능력이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하긴 했다. 그러나 연봉 1억원이라는 숫자가 말해주듯 주전 보장과는 거리가 있는 계약이다.
손아섭의 계약이 늦어진 배경에는 한화의 오프시즌 구상이 있다. 한화는 이번 겨울 강백호를 kt에서 4년 최대 100억 원에 영입하며 지명타자와 코너 외야 한 축을 맡겼다. 여기에 외국인 거포 외야수 요나탄 페라자까지 합류했다.
이 과정에서 코너 외야수로서 손아섭의 입지는 급격히 좁아졌다. 정교함은 여전히 강점이지만, 장타 생산력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111경기에서 타율 0.288을 기록했지만 홈런은 1개에 그쳤고, 한화 이적 이후에는 35경기 타율 0.265, 17타점으로 반등을 보여주지 못했다. 팀이 우승을 노리며 젊고 힘 있는 타자를 선택한 순간, 손아섭의 역할은 자연스럽게 대타와 백업 쪽으로 밀려났다.
FA 등급도 걸림돌이었다. 손아섭은 C등급이라 보상선수는 없지만, 타 구단이 영입할 경우 한화에 전년도 연봉의 150%인 7억5000만원을 보상금으로 지급해야 했다.

계약 직후 손아섭의 행선지는 호주 멜버른의 1군이 아닌 일본에서 열리는 한화 퓨처스(2군) 스프링캠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트레이드 당시 '우승을 향한 마지막 퍼즐'로 기대를 모았지만, 판도를 바꾸는 존재감까지는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올해 미션은 분명하다.
첫째는 1군에서 활용할 수 있을 만큼의 타격 생산성을 증명하는 것, 둘째는 구단이 키우는 젊은 타자들에게 준비 과정과 루틴을 전수하는 것이다. 통산 2618안타를 친 타자로서 무게는 여전히 크지만, 2026시즌 손아섭에게 붙은 수식어는 커리어 처음으로 마주한 '연봉 1억 백업'이다.
이번 계약은 한화와 손아섭 모두에게 일종의 보험에 가깝다. 한화는 시즌 중 부상이나 슬럼프로 공백이 생길 수 있는 지명타자·코너 외야 자리에 검증된 콘택트 히터를 최소 비용으로 확보했다. FA 보상 부담이 사라진 만큼 시즌 중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손아섭에게 이 계약은 커리어 마지막을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이다. 롯데와 NC를 거쳐 통산 최다 안타 기록을 세운 뒤, 한화에서 연봉 1억원으로 다시 시작하는 39세 시즌이다.
zangpabo@newspim.com












